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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외로운 싸움 진정한 인간 승리”

“이세돌의 외로운 싸움 진정한 인간 승리”

입력 2016-03-13 23:12
업데이트 2016-03-1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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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첫 승’ 시민들 반응

인간이 세운 질서 무너진 느낌도

13일 이세돌(33)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3연패 끝에 귀중한 첫 승을 따내자 많은 시민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이 9단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5차례 대국의 전체 전적은 ‘패’로 귀결됐지만 슈퍼컴퓨터가 인간의 창의성을 완전히 넘어설 수는 없다는 게 입증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인공지능과의 현명한 동거 방법을 찾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40)씨는 “이 9단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을 보면서 슈퍼컴퓨터가 인간을 부분적으로 능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엔 인간의 도전이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소한 창의성만큼은 인간의 고유한 특질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상진(29)씨는 “원치 않는 ‘인간 대표 타이틀’ 때문에 이 9단이 정말 외로운 싸움을 했는데 진정한 인간 승리를 했다”며 “대국을 거듭할수록 경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보고 알파고가 점점 고전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5차전에는 이 9단이 압도적으로 승리를 했으면 좋겠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9단의 승리에 대해 대학원생 최모(25·여)씨는 “스티븐 호킹은 ‘100년 안에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인간이 기술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면 좋은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긴급 구호·구조가 필요한 재난 현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데 인공지능이 도움을 주도록 개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3연속 패배의 충격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정모(62)씨는 “오늘 이기기는 했지만 세 번 내리 지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 역사를 통해 세워 놓은 질서가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이 9단이 1995년 처음 승단한 후 9단으로 올라서기 위해 겪었던 희로애락의 역사가 알파고의 등장으로 하루아침에 무색해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손명옥(65·여)씨는 “알파고가 바둑계의 상식에서 벗어난 수를 둔 것을 보니 인공지능이 계속 발달하면서 ‘로봇 사이코패스’까지 나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첫 승을 따냈지만 1년 후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었다. 알파고와 관련한 인터넷 유머도 계속 올라왔다. 알파고가 사실은 과학고나 외국어고 같은 바둑 명문 특목고라거나 강남 8학군 학부모들이 내년도 대학교 논술시험 주제를 알파고로 예상하고 벌써부터 특별교육에 돌입했다는 게시물도 있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6-03-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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