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로부터 경찰이 압수한 가짜 시계, 금목걸이, 안경. 출처=서울 방배경찰서
서울‧경기 및 대전에 있는 전당포를 돌아다니며 가짜 명품시계 등을 진짜인 것처럼 속이고 돈을 받아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난해 4월부터 8개월 동안 ‘짝퉁’ 상품을 8차례에 걸쳐 담보로 맡기고 2860만원을 가로챈 이모(53‧무직)씨를 사기 혐의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씨는 노인들이 자리를 지키는 전당포를 주로 노렸다. 젊은 주인들보다 가짜 물건을 잘 구별해내지 못하고, 걸리더라도 가짜인 줄 몰랐다는 자신의 말을 쉽게 믿어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전당포에서 60돈 짜리 가짜 금목걸이를 받고 이씨에게 500만원을 건넨 피해자도 마모(77) 할머니였다. 이씨는 주인들을 속이기 위해 전당포에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는가 하면, 연락처도 기재하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뒤늦게 가짜 물건임을 알아낸 주인이 연락을 하면 추가범행을 통해 돈을 마련해 경찰 신고를 막았다.
경찰은 이씨 은신처와 차 내부에서 가짜 명품 시계 65점과 금목걸이 20점, 안경 17점, 지갑 3점을 압수하는 한편,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씨로부터 빼앗은 압수물의 정품 시가는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