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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년 여객선 안전 얼마나 달라졌나

세월호 참사 2주년 여객선 안전 얼마나 달라졌나

입력 2016-03-17 16:37
업데이트 2016-03-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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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전문가 참여 등 안전검사 대폭 강화…선사 인식도 개선

세월호 참사 2주년을 한달 앞둔 17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 안전 검사가 실시됐다.

오전 10시 부산해양수산청 선박검사관 3명과 해경, 한국선급, 민간전문가 등이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카페리여객선 팬스타드림호(2만1천688t)에 올랐다.

매년 두차례하는 정기점검의 하나로 화재예방, 엔진 등 기관 사고, 선박의 복원성, 비상시 승객대피 및 탈출에 중점을 두고 이뤄진다고 조경민 선박검사관은 설명했다.

부산항에는 일본을 오가는 국제여객선이 10척 있다.

4척은 승객과 화물을 함께 수송하는 카페리여객선이고, 6척은 승객만 타는 쾌속선이다.

부산해수청은 16일 일본 국적 하마유호를 시작으로 이번 주에 카페리여객선 4척을 검사하고, 다음 주에는 쾌속선을 타고 일본을 오가며 검사할 예정이다.

이날 안전검사는 선박의 화재설비 도면 등을 펴놓고 한국선급이 선박검사 때 승인한 사항과 일치하는지, 달라진 국제규정이 반영됐는지 등을 대조해보고 현장을 직접 살피는 방식으로 4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엔진이 있는 등 기관 부분 검사에서는 선사가 자체 안전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췄는지, 주기적으로 부품을 교체하는지, 선원들이 관련 규정을 제대로 알고 실행하는지 꼼꼼하게 살폈다.

선박 맨 아래에 있는 화물창에서는 컨테이너 등 화물을 흔들리지 않게 제대로 고박했는지 점검했다.

검사 마지막에는 선박 내 주방에서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해 승객을 갑판으로 대피시키고 비상탈출장치와 구명뗏목 등을 작동하는 훈련이 펼쳐졌다.

검사 결과 팬스타드림호에서는 기관실 점검 매뉴얼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는 등 가벼운 문제 4건이 드러나 시정 지시를 했다.

전날 검사한 하마유호에서도 비슷한 문제 4건이 발견돼 마찬가지로 시정지시를 했다.

조경민 검사관은 세월호 사고 이후 선박 안전검사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팬스타드림호 같은 국제여객선은 그전부터 국제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가 이뤄져 왔기 때문에 특별한 변화는 없지만 민간 전문가를 안전검사에 적극 참여시키는 것이 가장 달라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연안여객선의 경우 해사안전감독관 제도가 신설돼 안전검사가 한층 강화됐다.

해양수산부 본부 소속인 감독관들은 전국의 지방해양수산청에 파견돼 연안여객선 선사와 선박을 대상으로 지도·감독을 한다.

종전에는 각 지방해수청의 선박검사관이 국제여객선과 연안여객선을 함께 검사했다.

해사안전감독관 신설로 연안여객선 담당 인력을 늘어 그만큼 세밀한 검사가 가능해졌다.

선박의 안전장치도 대폭 강화됐다.

2014년 9월부터 300t이상 연안 여객선을 새로 건조하거나 외국서 중고선을 들여올 경우 2014년 9월부터, 기존 500t 이상 여객선은 2015년 7월부터 선박항해기록장치(VDR)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구명조끼도 종전에는 최대 승선인원 수만큼만 비치하면 됐지만 110%를 갖추도록 강화했고, 비상탈출장치인 강하식탑승장비도 종전 2개에서 4개로 확대했다.

여객선사와 선원들의 안전에 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됐다.

팬스타그룹 선박·안전관리 책임자인 김태광 부장은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원인은 안전의식 부족과 체계적인 교육 미흡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회사는 국제규정에 맞춰 매월 전체 승무원이 참여하는 화재진압, 퇴선훈련을 하는 외에 수시로 자체 훈련을 차고 있어 비상사태 때 선원들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숙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 가운데 하나가 과적과 허술한 화물 고박이다.

팬스타드림호는 ‘화물 안전 매뉴얼’에 따라 모든 화물을 중량과 성격에 맞춰 고박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모든 화물에 같은 수의 고박 줄을 고정하는 게 아니라 특성에 맞춰 최소 6개에서 최대 10개까지 차이를 둔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자체적으로 안전에 늘 신경쓰고 있지만 이번처럼 외부에서 전문가들이 점검하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부분을 지적해주면 바로잡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정부의 안전검사를 귀찮다고 여기지 않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민 검사관은 “세월호 사고 이후 선박검사에서 드러난 문제가 줄어들고 있고 선사의 인식도 많이 달라져 세월호가 남긴 교훈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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