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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차에서 기절한 여성 구하다 과속 차에 숨진 20대 의인

뒤집힌 차에서 기절한 여성 구하다 과속 차에 숨진 20대 의인

입력 2016-03-17 16:53
업데이트 2016-03-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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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세우고 구조 중 과속 차 덮쳐…경찰관이 의사자 신청

지난 1월 8일 오전 2시 35분께 경북 경주시 강동면 7번 국도.

7번 국도에서도 경주-포항 구간은 화물차를 비롯해 차량 통행량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다.

20대인 김경주(가명)씨는 승용차를 몰고 경주에서 포항방면으로 가던 중 모닝 승용차가 뒤집힌 채 1·2차로에 걸쳐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냥 지나칠 수 있었지만,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피해자를 구하려고 사고 차 옆을 지나 차를 세웠다.

차 안에는 여성 운전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119에 신고했다.

“포항 가는 산업도로에 차가 뒤집혀 있어요. 차에 여자 분이 갇혀 있어요. 저는 지나가는 사람이에요”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음성이 될 줄은…

2분이 지났을까. 여성 운전자를 차 밖으로 끌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순간 빠른 속도로 달려온 쏘나타 승용차가 김씨와 사고 차, 김씨 승용차를 차례로 덮쳤다.

의협심에서 사고를 외면하지 않고 구조에 나선 김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불행 중 다행으로 모닝 운전자는 병원으로 이송돼 한 달 넘게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김씨의 의로운 행동은 쏘나타 운전자인 A씨(50대) 거짓말로 가려질 뻔했다.

A씨는 김씨가 모닝 차와 1차 충돌사고를 내고 차 밖으로 튀어나와 숨진 상태에서 빈 승용차를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에 부착한 블랙박스를 떼어내 글로브박스에 숨겼다.

경주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박재환 경위는 A씨 진술에 의문을 갖고 쏘나타 안에서 블랙박스를 찾아내 모닝 차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분석했다.

인근 과적검문소에 설치한 CCTV도 찾아봤다.

모닝 차가 홀로 미끄러져 뒤집힌 장면, 뒤따르던 김씨가 차에서 내려 구조하는 장면이 나왔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그는 제한속도 80㎞h 구간에서 시속 113㎞로 달리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조사를 마무리한 박 경위는 타인의 불행에 도움의 손길을 뻗다가 숨진 김씨를 그대로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지난 11일 경주시에 김씨를 의사자로 선정해달라고 신청했다.

박 경위는 “김씨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도록 의사자로 선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사자 선정은 보건복지부가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정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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