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사이드 미러에 손목을 일부러 부딪치는 이른바 ‘손목치기’ 수법으로 보험금‧합의금을 타낸 사기범이 전직 프로야구선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해 5월부터 손목치기를 하거나 차 바퀴에 발을 밀어 넣는 수법으로 16차례에 걸쳐 사고를 낸 뒤 1300여만원을 받아챙긴 박모(34)씨에 대해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박씨는 지방의 한 대학을 졸업한 뒤 모 구단에서 2군 생활을 하다 은퇴한 야구선수로, 현재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개인 레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비좁은 주택가 이면도로나 주차장에서 서행을 하는 차들을 범행 대상으로 노렸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한신종합상가 주차장에서 후진하는 차에 일부러 손목을 부딪친 뒤 보험금을 받아냈다.
심지어 사고로 부상을 입었음에도 치료가 되기 전에 다른 사고를 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도로에서 차에 발을 밀어 넣어 발가락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고서도 스스로 깁스를 제거해 10월과 11월 또 다른 사고를 일으켰다. 맨 처음 입은 골절상으로 한두 달 뒤 골절의심 또는 미세골절 판정을 받아 보험금을 타낼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개인 레슨 외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수입이 일정치 않아 생활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