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매장 8시간만에 실종자 가족과 지구대 찾아…“인면수심”


건설사 사장 시신 발견, 현장 감식
20일 경북 군위군 고로면과 영천시 화북면 경계지역 지방도 옆 야산 골짜기에서 경찰이 피살된 대구 건설사 사장 김모(48)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2016.5.20 연합뉴스
20일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8일 오후 9시 30분쯤 잠이 든 김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차 트렁크에 김씨 시신을 실은 채 귀가했다.
7시간 뒤인 9일 오전 4시 30분쯤 다시 집을 나서 경북 군위군 고로면 한 야산에 김씨 시신을 암매장했다.
조씨는 암매장 후 오전에 대구로 돌아왔고, 김씨 소재를 묻는 피해자 가족의 연락을 받았다.
밤새 뜬눈으로 지새운 김씨 가족에게 조씨는 “어제(8일) 밤 10시쯤에 사장님 집 근처에 내려다 줬다”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애를 태우던 김씨 아내는 오후 3시 50분쯤 112로 전화해 “남편이 귀가하지 않고 있다”고 신고했다.
경찰 요청으로 가까운 만촌지구대를 찾은 것은 오후 4시 30분쯤이다다.
지구대에는 김씨 아버지(82)와 김씨 아내,범인 조씨 3명이 함께 갔다.
조씨가 김씨를 암매장한 지 불과 8시간밖에 흐르지 않은 시각이다.
지구대에서도 조씨는 “8일 밤 10시에 김씨 집 근처 버스정류장 앞까지 차로 태워줬다”고 태연하게 진술했다.
김씨 가족이 사색이 돼 남편을, 아들을 빨리 찾아달라고 경찰관에게 애타게 호소하던 상황이었다.
20여 분간 지구대에 머물던 조씨는 오후 5시쯤 김씨 가족과 지구대를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사건 발생 열흘 만인 지난 18일 살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직후 묵비권을 행사하던 조씨는 경찰 조사 이틀 만에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시신 유기 사실을 털어놨다.
회사원 박모(33)씨는 “50일 된 아기 아버지가 살해됐다는 소식에 마음이 무척 아프다”며 “어떻게 사람을 해치고 암매장한 뒤 태연하게 행동할 수 있는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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