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총장 “‘감금’ 처벌 말라” 탄원…학생들 “사퇴해야” 고수

이대 총장 “‘감금’ 처벌 말라” 탄원…학생들 “사퇴해야” 고수

입력 2016-08-05 09:42
업데이트 2016-08-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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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에는 영향 없어…법원이 판단할 일”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5일 대학 본관에서 점거농성 과정에서 교수와 교직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는 학생들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최 총장은 점거농성 9일째인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방문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최 총장 명의의 탄원서에는 “학내 사태와 관련해 본교와 감금됐던 교직원 전원은 본교의 학생 및 어떠한 관련자에게도 사법처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굳은 표정으로 청사를 빠져나온 최 총장은 사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빨리 학교를 안정화하고 화합하는 길이 우선이어서 이 문제는 지금 당장, 바로 다루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으로 당시 열린 평의원회에 참석했던 교수 4명과 교직원 1명 등 5명이 46시간가량 갇혀있다 같은 달 30일 경찰 도움으로 빠져나온 바 있다.

당시 안에 있던 교수 등은 “감금돼있으니 구조해달라”는 112 신고를 23차례 했다.

경찰은 진압 당시 확보한 채증 자료를 분석해 참가 학생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들은 경찰에 사진이나 영상 등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총장은 점거농성 이레째인 3일 농성학생들을 만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후에도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날 경찰이 감금 혐의를 받는 학생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생들이 더욱 반발하자 최 총장은 이날 탄원서를 제출하게 됐다.

학생들은 전날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의 처분에 대응키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탄원서 접수가 수사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며 수사는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탄원서가 처벌 수위에는 영향을 줄 수 있겠으나 이는 법원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성명을 내고 “최 총장 취임 이후 잇따라 졸속으로 강행되는 정책들로 학생들은 무력감과 혼란에 내내 시달려왔다. 우리에게는 앞으로 2년 더 남은 최 총장의 임기를 지켜볼 인내심이 없다”며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최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면담을 위해 본관을 찾아 후문 쪽에서 기다렸으나 학생들이 응하지 않아 25분만에 돌아갔다.

대학측은 안전사고에 대비해 본관 왼쪽 공간에 의대 교수와 간호사가 있는 임시진료소를 설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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