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재임기엔 3억…‘일감 특혜·연임로비’ 박모 대표 곧 피의자 소환
대우조선해양과 특혜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홍보대행업체 N사가 남상태(66·구속) 전 사장 재임 기간 후임 사장 때보다 8배 가까이 많은 일감을 따낸 것으로 조사됐다.검찰은 통상적인 홍보 컨설팅 비용을 훨씬 웃도는 이 금액의 일부가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좇고 있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 경영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전날 N사 사무실과 N사 대표 박모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대우조선과의 거래 내역 등을 확보했다.
N사는 2009년 초 대우조선과 홍보 대행 및 관련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2009년은 남 전 사장의 연임이 결정된 해다. 이때부터 남 전 사장이 재임한 2011년까지 3년간 23억여원이 N사에 홍보 컨설팅비로 지급됐다.
반면 후임인 고재호(61·구속기소) 전 사장의 재임 시기인 2012∼2014년에는 동일한 명목의 비용이었지만 3억여원만 N사에 지급됐다. N사와의 계약은 지난해 초에 종료됐다.
남 전 사장 재임 기간에 고 전 사장 때보다 8배 가까운 비용이 N사로 흘러간 셈이다. 하지만 N사가 공식적으로 수행한 홍보 관련 자문이나 홍보 대행 업무는 미미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남 전 사장 재임 기간에 N사 측에 비정상적으로 많이 지급된 금액은 사실상 N사 대표 박씨가 남 전 사장의 연임에 힘써주는 대가로 준 로비 자금 성격이 짙다고 의심하고 있다.
박씨는 민유성(62) 당시 산업은행장은 물론 이명박 정부의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남 전 사장을 포함해 검찰 조사를 받은 전·현직 대우조선 일부 임직원은 N사에 지급된 돈이 특혜 성격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씨가 정관계 인맥을 동원해 남 전 사장의 2009년 연임에 관여하고 2011년에도 다시 연임할 수 있도록 정관계에 금품 로비를 시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특히 남 전 사장의 재임 기간에 N사가 받은 23억원의 사용처를 쫓으며 실제 금품 로비에 자금이 흘러갔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객관적인 물증을 끌어모으는 한편 조만간 박씨를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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