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시민감찰위 의견 수용해 서면경고…나머지 11명은 징계위 회부

올 6월 불거진 부산 학교전담경찰관(SPO)과 여고생 간 성관계 사건과 관련, 이상식 부산지방경찰청 등 지휘라인 간부 6명이 징계위원회 회부를 피하게 됐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는 부산 SPO 사건에 대한 경찰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애초 특조단이 징계 요구한 이 부산청장 등 17명 가운데 6명은 징계위 회부가 아닌 ‘서면 경고’를 권고했다.

서면 경고 대상인 간부 6명은 이 부산청장과 부산청 2부장, 당시 부산청 청문감사담당관과 여성청소년과장, 본청 감찰담당관과 감찰기획계장이다.

서면 경고는 징계위 회부 없이 지휘권으로 내리는 경고 조치로, 징계 유형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기록에는 경고 시점과 사유 등이 남는다. 공무원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구분된다.

시민감찰위는 문제가 된 SPO 2명과 이들의 소속 경찰서장 2명 등 4명에게는 중징계를, 해당 경찰서와 부산청 여성청소년·감찰라인 간부 등 7명에게는 경징계를 권고했다.

앞서 이번 사건을 조사한 특조단은 강신명 경찰청장과 이 부산청장 등 지휘부는 SPO들의 비위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해당 경찰서장들의 주도 아래 경찰서 과장들이 손발을 맞췄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경찰청은 시민감찰위 의견을 받아들여 17명 중 11명에 대해서만 징계위를 열어 징계 수위를 최종적으로 정할 계획이다.

경찰청 시민감찰위는 경찰 감찰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자 학계, 언론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 외부 인사들로 경찰청장이 위촉해 구성한다. 경찰청 훈령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 규칙’이 운영 근거다.

훈령에 따르면 시민감찰위는 필요한 경우 관련자를 위원회에 출석시켜 의견을 들을 수 있고, 경찰청에 자료나 의견 제출 등을 요청할 수 있다. 경찰청장은 시민감찰위 권고사항을 최대한 존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앞서 특조단 조사 과정과 결과를 두고 경찰 내부 비위에 대한 ‘셀프 감찰’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만큼 이번 징계 결과를 놓고도 다소간 논란이 있을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민감찰위는 징계 등 감찰행정을 시민 입장에서 바라보자는 취지로 구성된 기구여서 기본적으로 비판적 시각을 띤다”며 “권고안대로 징계 의결이 요구된 것은 사실이나 징계위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