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금연클리닉 열풍’…‘작심삼일’ 약발 다했다

담뱃값 인상 ‘금연클리닉 열풍’…‘작심삼일’ 약발 다했다

입력 2016-09-11 10:54
업데이트 2016-09-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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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금연클리닉 이용객 급감…값 인상 무감각해지며 흡연 대열

담뱃값 인상으로 후끈 달아올랐던 애연가들의 보건소 금연클리닉 방문 열기가 시들해졌다.

지난해 초 담뱃값(2천원) 인상에 주머니가 가벼워질 것을 걱정했던 애연가들의 금연 다짐이 ‘작심삼일’에 그친 것이다.

지난해 보건소마다 매일 수백명에 달하던 금연클리닉 이용객들이 최근에는 수십명으로 줄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올해 말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넣으면 금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금연클리닉 이용객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금연 분위기 조성을 위해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금연 홍보 등 금연클리닉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각 지자체 보건소에 따르면 경남 18개 시·군 20개 보건소 금연클리닉 이용객은 2014년 3만2천606명에서 담뱃값이 오른 2015년 4만3천126명으로 32% 증가했다. 올해 들어 7월말까지는 1만8천102명으로 지난해 42% 수준에 불과하다.

전북 보건소 금연클리닉 이용객도 2014년 1만6천명, 2015년 2만1천762명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6월말까지는 9천950명이다. 연말까지는 1만6천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남 목포시보건소의 경우 지난해 초 하루 150명이 금연클리닉을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40명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경기 군포시보건소 금연클리닉 이용객이 지난해 1월 783명이었던 것이 올해 5월 190명으로 급감했다.

이런 현상은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애연가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큰 폭으로 오른 담뱃값에 무감각해져 다시 흡연자 대열로 합류했기 때문으로 보건당국은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초 담뱃세 인상으로 쪼그라들었던 담배 지출이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보면 올해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담배 지출은 2만3천원으로 1년 전보다 10.9%나 증가했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차이가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담배 지출이 1년 전보다 6.6% 감소한 1만6천원이었다. 그러나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에선 담배 지출이 2만2천원으로 1.2% 소폭 증가했다.

소득 3분위 담배 지출(2만8천원)은 19.8% 늘었고 4분위(2만3천원)는 11.7% 증가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5분위(2만6천원)에선 25.3%나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담배 판매량은 353억969만1천400개비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정도 증가했다.

정부가 가격 정책만으로는 흡연율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오는 12월부터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 부착을 의무화하는 등 비(非)가격 정책을 강화하면 다시 금연열풍이 불 것으로 보건당국은 전망한다.

목포보건소 관계자는 “외국처럼 폐암 환자 등 자극적인 그림을 담뱃갑에 넣으면 애연가들이 담배의 위해성을 다시 깨달아 금연 분위기가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연클리닉 이용객을 늘리기 위한 지자체와 보건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청주시 흥덕보건소는 금연클리닉 이용객을 늘리려고 클리닉 방문 흡연자에게 칫솔, 치약세트, 치간칫솔 같은 선물을 주고 있다.

이 보건소는 금연클리닉 프로그램 6개월을 마치면 종료 기념으로 자동혈압계를 줄 계획이다.

전북도는 일시적으로 늘어난 등록자들을 지속해서 관리하기 위해 ‘찾아가는 금연클리닉’ 등 홍보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기 군포보건소 관계자는 “금연 분위기 확산을 위해서는 담배의 유해성을 지속해서 홍보하는 한편, 조금만 노력하면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점을 흡연자들에게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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