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로 유흥주점 펑펑…정부출연기관 연구원 뇌물죄

법인카드로 유흥주점 펑펑…정부출연기관 연구원 뇌물죄

입력 2016-09-12 07:17
업데이트 2016-09-1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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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 참여업체가 외상술값·인건비 대납…대법, 고법에 돌려보내

연구과제에 참여한 업체의 돈과 법인카드로 외상술값을 갚고 유흥주점을 드나드는 등 일탈을 일삼고 소속기관이 이 업체에 허위 사업비를 주도록 서류를 꾸민 ‘양심 불량’ 정부출연기관 연구원들에게 뇌물죄가 인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소속 연구원 김모(56)씨와 이모(51)씨의 상고심에서 뇌물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 등은 이 사건 금품거래가 뇌물에 해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김씨 등이 금품거래 당시 업체가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을 사후에 보전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해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김씨 등은 2010년 자신들이 추진하는 연구과제에 참여한 A업체의 법인카드를 넘겨받아 유흥주점 등에서 1천306만원을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 부하 연구원들의 인건비를 A업체가 대신 지원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뇌물의 대가를 주기 위해 A업체가 물품을 납품한 것처럼 꾸며 연구원 측이 A업체에 납품대금 4천870만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사기 및 업무상 배임)도 이들에게 적용됐다.

특히 이씨는 A업체로부터 1천166만원을 받아 외상 술값을 갚고, 793만원 상당의 골프채와 현금을 받은 혐의가 추가돼 가중처벌을 받는 특가법 적용 대상이 됐다.

1심은 “과제 참여자 지정과 연구비 지급 등 관련 절차 진행, 연구물품 주문·수주 업무를 총괄하는 김씨 등의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매개로 이뤄진 금품 수수”라며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씨에게 징역 3년 및 벌금 7천만원, 김씨에게 징역 2년 및 벌금 4천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김씨 등에게 금품거래의 직무 관련성이나 뇌물수수의 고의, 직무 관련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는 증명이 부족하다”며 뇌물 혐의를 무죄로 보고, 나머지 혐의만 유죄를 인정해 이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김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1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대전고법이 뇌물죄 판단을 다시 하라고 지적했다. 사기와 업무상 배임 혐의는 1, 2심 판단대로 유죄를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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