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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황우석 사건’ 또 발생?…도쿄대 본격 조사 착수

‘일본판 황우석 사건’ 또 발생?…도쿄대 본격 조사 착수

입력 2016-09-21 14:47
업데이트 2016-09-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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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학병원장 등 유명 연구자, 논문 22편 조작 의혹

‘일본판 황우석 사건’이 또 드러나나?

일본 도쿄(東京)대학교 소속 유명 연구자들이 지난 10여 년 동안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22개 논문의 실험 결과 등이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도쿄대학은 이 대학 의학부 및 분자생물학과 등의 교수 6명이 각각 이끈 연구팀의 논문 내용 조작 및 변조 의혹과 관련해 본격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도쿄대학은 지난달 자신을 ‘평범한 연구자들’(Ordinary_researchers)이라고 밝힌 사람으로부터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논문 내용은 물론 그래프와 이미지 등의 데이터에도 부자연스럽고 변조된 흔적이 많아 실제 실험결과가 있는지 의심된다며 100여 쪽에 걸쳐 그 근거들을 제시하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연구자금 사용 내역도 포함된 문서를 두 차례로 나눠 도쿄대학은 물론 교육과 보건 관련 부처, 학회, 언론사 등에도 보냈다.

도쿄대학은 그동안 예비 조사를 한 결과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혐의 내용을 본격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6개월 이내에 결과를 발표키로 했다.

대학 측은 관련 논문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관련된 6명 교수 모두 자기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연구자이며, 연구에는 적지 않은 국가 연구비도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가운데 7개 논문의 교신저자로 올라 있는 가도와키 다카시(門脇 孝) 교수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그는 도쿄대 부속병원장과 당뇨병학회장 등을 지낸 유명 의사다.

가도와키 교수는 사이언스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얼굴도 없는 고발인의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라며 “우리 팀은 우리가 발표한 모든 데이터를 절대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쿄대 당국이 의혹 규명을 위해선 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점에서 제보가 근거 없다고 일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이 논문들이 네이처, 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등 유명 국제 학술지들에 실린 것이어서 조사 결과에 따라 과학계에 큰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

앞서 지난 2013년 일본의 대표적 분자생물학자인 가토 시게아키(加藤茂明) 도쿄대 교수 팀이 16년간 발표한 논문이 대거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도쿄대 조사위는 ‘데이터 가공 의혹이 있다’는 외부 제보에 따라 165개 논문에 대해 1년간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한 결과 상당수 논문에서 실험 결과를 보여주는 화상을 복제하거나 합성하는 등의 조작·날조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43개 논문은 아예 철회됐다.

가토 교수는 당시 “연구실 멤버들을 믿었다. 논문에 부정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면서 감독을 잘못한 자신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쿄대 의대 교수를 지낸 카미 마사히로(上 昌廣) 의료거버넌스연구소장은 만약 제보가 사실이라면 도쿄대학 주요 실험실들이 조작과 위조를 10여 년 동안 지속해왔다는 것이며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도 카토 교수 사건 때와 유사한 구조라면서 당시 가토 교수는 자신이 직접 조작하지는 않았더라도 교수로서 책임이 있다며 교수직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바 있음을 상기시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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