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택시기사 범죄…“탈 때마다 불안해요”

끊이지 않는 택시기사 범죄…“탈 때마다 불안해요”

입력 2016-09-23 17:14
업데이트 2016-09-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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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여성 쉽게 표적…전문가 “운전석·승객석 분리 고려할 만”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남성 택시기사가 20대 여성 승객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을 하려다 도주해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택시는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교통 수단이지만, 택시기사들이 저지르는 강력 범죄들이 빈발은 아니지만 끊이지 않고 있다.

지자체와 교통당국은 택시기사들의 범죄 전력을 정기적으로 조회해 자격을 제한하고 있지만 택시기사들의 범행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종로 택시 강도 사건 처럼 여성 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도 종종 발생해 여성들은 불안한 마음속에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3일 오전 1시 30분께 20대 여성 A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서울 종로에서 택시를 탔다가 택시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하고 금품 12만원여를 빼앗겼다.

택시기사 B씨는 A씨를 흉기로 위협, 종로구의 한 아파트 공사장 옆으로 데려가 두 손을 묶은 뒤 성폭행 하려고 했다가 도주해 경찰 추적을 받고 있다.

작년 5월 경북 포항에서는 60대 택시기사가 지적 장애가 있는 20대 여성 승객을 한적한 곳으로 데려가 성폭행해 징역 3년에 처해졌다.

올해 1월에는 지난 2008년 술에 취해 택시를 탄 10대 여성을 주차장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현금과 휴대전화 등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40대 남성이 범행 8년 만에 붙잡혀 구속기소 됐다.

2014년 3월에는 부산에서 술 취한 여성 승객을 따라가 집 안까지 침입한 30대 택시기사가 붙잡혔고, 2013년 6월엔 서울 중랑구에서 택시기사가 술 취한 20대 여성 승객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현금과 카드를 빼앗아 도주한 사례도 있었다.

범죄 전력이 있는 택시기사들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달 8일 광주에서 50대 영업용 택시기사가 친구와 함께 만취한 40대 승객을 폭행하고 200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빼앗아 달아나는 일이 있었다.

이 기사는 폭행과 절도, 마약 등 전과 40범에다 마약 관련 범행을 저질러 실형을 산 전력도 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그는 2013년 택시운전 자격증을 따고 그 이듬해 마약 관련 범행을 저질러 작년 9월 출소했다. 이후택시 기사로 취직, 1년 동안이나 택시를 몰았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4조는 살인, 강간 등 성범죄, 강도 등 강력범죄나 마약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은 형 집행 종료 후 20년이 지나지 않았으면 여객 운전업무 종사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매년 상·하반기 택시기사들의 범죄 경력 조회를 경찰에 의뢰해 이같이 자격에 미달하는 기사들의 자격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에서 강도짓을 한 택시기사의 경우 교통안전공단이 틀린 이름을 제출받아 경찰 전과 조회 과정에서 기사의 전과가 드러나지 않았다.

직장인 최인정(31·여)씨는 “회식 마치고 대중교통이 끊겨 홀로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일이 부지기수인데 이런 일이 끊이지 않아 택시를 탈 때마다 불안하다”면서 “택시 기사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 하는 등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외국처럼 택시의 운전석과 승객 자리를 강화유리 등으로 분리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면서 “강력범죄 전과자들의 택시기사 취업을 엄격히 제한해 잠재적 범행을 막는 것도 급선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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