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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능행차에 백성들 “전기요금 폭탄” 하소연 ‘연출’

정조 능행차에 백성들 “전기요금 폭탄” 하소연 ‘연출’

입력 2016-10-08 10:34
업데이트 2016-10-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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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백성 취업 ‘격쟁’·자객 습격 호위무사들과 공방전도

정조대왕 능행차를 재현하는 퍼레이드에서 올 여름 ‘전기요금 누진제 폭탄’을 하소연하는 격쟁(擊錚) 상황극과 자객들이 임금을 습격해 호위 무사들과 칼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된다.

격쟁은 명쟁(鳴錚), 명금(鳴金)이라고도 하며,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이 임금 행차 때 징이나 꽹과리을 치며 하소연하는 제도로 조선 전기에 있던 신문고(申聞鼓) 제도의 뒤를 이어 조선 중기에 생겼다.

취타대와 마필, 인력을 모두 포함해서 300여 명이 대열을 이뤄 행진하는 정조대왕 능행차 퍼레이드는 8일 서울 창경궁을 출발해 9일 오후 수원화성 연무대에 도착하기까지 이틀 동안 47.6㎞구간에서 펼쳐지며, 격쟁 상황극과 자객 습격 공방전은 9일 오전 10시 30분(예정) 안양역 앞에서 벌어진다.

능행차 퍼레이드의 안양 구간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만안교 → 안양역 → 중앙로 → 만안구청앞 →호계삼거리로 이어지며, 행차 경기구간 첫 지점이기도 한 만안교에서는 만안답교놀이가식전행사로 펼쳐진다.

이필운 안양시장과 김대영 안양시의장이 이곳에서 안양 현감 등의 의상을 차려 입고 정조대왕을 맞이할 예정이다.

석수동에 있는 만안교는 정조대왕이 1795년(정조 19년)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인 융릉(현륭원)을 참배하러 가는 길에 축조한 돌다리로, 경기유형문화재 제38호이다.

능행차 퍼레이드가 안양역 광장에 이르면 이곳 특설무대를 배경으로 격쟁 상황극 ‘왕이서여∼’가 시작된다.

흰옷 차림의 백성이 징을 울리며 행렬을 막아서면 무사들이 뛰어와 호통을 치고 실랑이가 벌어진다.

이어 정조대왕이 어가에서 내리고 실록을 쓰는 사관이 급하게 좌판을 깔고 기록할 채비를 하면 징을 울린 백성이 하소연한다.

“대출금에 애들 학원비, 카드값,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전기세까지 폭탄이라니요. 상감마마, 공장이나 상가에는 가정집보다 싼 전기를 공급하고, 가정집엔 누진세를 적용하였는데 분명 잘못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을 뜯어 고쳐주십시오.”

정조대왕이 ‘반드시 그대의 청을 들어주겠다’고 말하자 백성들이 앞다퉈 징채를 잡으려 한다. 먼저 징을 울린 ‘젊은 백성’이 또 하소연한다.

“취업준비생입니다. 몇 달간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건강의료보험이 엄청나게 청구가 되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에 물어보니, 젊은 나이에 중고차도 굴리고, 원룸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고 있다며 고액의 의료보험료를 다 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억울한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정조대왕은 ‘내 반드시 건강의료보험 제도를 손 볼 것이니 그리 알라’고 말하고, 백성들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를 합창한다.

정조대왕이 만면에 웃음을 띠며 어가에 오르는 순간 관람객들 사이에 있던 자객 7명이 갑자기 뛰어나와 어가로 돌진하고, 임금을 호위하는 장용영 무사 8명이 현란한 칼솜씨로 이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장면을 연출한다.

격쟁과 자객공방전이 벌어지는 안양역은 정조대왕이 쉬어가던 사근참 행궁터가 있던 자리와 가깝다.

안양역 등 능행차 행렬이 들러가는 곳에는 ‘정조맞이 국악한마당’과 정조대왕 및 그의 어머니 혜경궁 홍 씨의 모습을 담는 ‘나도 정조대왕’ 포토존이 마련된다.

이번 능행차 퍼레이드는 조선 22대 임금이었던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 행차하던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수원화성 축조 220주년을 기리는 뜻도 있으며, 행사 주제는 ‘소통과 나눔 그리고 공감’이다.

안양 구간을 지난 능행차 퍼레이드는 의왕시청 별관사거리로 이동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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