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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지옥” 물폭탄에 전기·물 끊긴 아파트 주민의 한숨

“여기가 지옥” 물폭탄에 전기·물 끊긴 아파트 주민의 한숨

입력 2016-10-08 10:37
업데이트 2016-10-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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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반천아파트 주민 “생필품 들고 20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야”

주민 1명 숨지고 침수 차량 1200대…“아파트 살면서 이재민 될 줄”

“아파트에 살면서 물난리로 이재민이 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씻는 것은 고사하고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으니 하루라도 빨리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전기가 끊기면서 엘리베이터가 운행되지 않아 나이 든 주민이 20층에서 1층까지 계단으로 내려와서 물과 생필품을 받아 들고 다시 올라가야 하니 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지난 5일 태풍 차바가 쏟아부은 폭우로 물난리를 겪은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반천현대아파트. 복구작업이 한창인 지난 7일 겉으로 보기에는 차츰 정상을 찾아가는 듯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생수를 옮기던 한 주민은 “조용한 아파트 단지에서 처음 겪은 난리다. 울산에서 이런 물난리 난 아파트는 우리 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20층짜리 5개 동이 태화강변에 자리한 이 아파트에는 913가구, 2천530여 명이 거주한다.

울주군 공무원과 경찰, 군부대, 현대중공업 임직원 등이 사흘째 중장비를 동원돼 지하 주차장에 가득 찬 물을 빼내고 있었다.

이 아파트에서 침수된 차량만 1천200여 대로 울주군은 파악했다.

태풍 첫날 아파트 입구에서 주민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며칠째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물도 나오지 않아 주민의 불편이 엄청나다.

전기가 나가면서 엘리베이터도 운행되지 않았다. 물과 같은 생필품을 받기 위해 20층에 사는 주민까지 계단으로 내려와서 물건을 들고 다시 힘겹게 걸어 올라가야 했다.

19층에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80대 할아버지는 “생수 받으러 1층까지 걸어 내려갔다가 무거운 생수 6개를 들고 다시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다”며 힘들어했다.

이 할아버지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게 가장 불편하다”며 “유선전화도 안되고 휴대전화는 아파트 입구에 마련된 충전기에서 충전해 가족과 겨우 통화했다”고 전했다.

아파트 부녀회의 한 회원은 “가장 불편한 것은 전기가 끊기고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화장실조차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점”이라며 “한시간이라도 빨리 복구돼야 한다”고 다급해 했다.

주민들은 이번 물난리 원인을 묻자 “억수같이 비가 내리던 5일 오전 1㎞가량 떨어진 대암댐에서 방류된 물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수자원공사가 댐에서 물이 많이 방류될 수 있으니 저지대 주민은 대피하고 주차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경보방송만 했더라도 이처럼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고 목청을 높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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