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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버스 화재사고> ‘입국 지연’에 밤길 운행…중국 출발부터 사고순간까지

<관광버스 화재사고> ‘입국 지연’에 밤길 운행…중국 출발부터 사고순간까지

입력 2016-10-14 14:28
업데이트 2016-10-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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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경찰조사, CCTV 영상으로 재구성…“휴게소서 저녁 먹는다” 전화 후 ‘비보’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려는데 중국 공항에서 항공기가 연착할 때부터 일이 잘못됐다.

이 때문에 대구공항에서 울산으로 향하는 관광버스도 예정시간보다 약 2시간이나 늦게 출발했다.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관광버스 사고의 참혹했던 상황을 생존자와 경찰의 설명, 고속도로 CCTV 등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사고 버스는 13일 오후 7시 55분께 대구공항에서 울산을 향해 출발했다.

버스에는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퇴직자들로 구성된 모임 회원 부부들을 위주로 이들의 지인 등 여행객 18명, 버스기사와 여행가이드 등 총 20명이 탑승했다.

귀국한 여행객은 총 20명이었지만, 2명은 대구공항에서 곧바로 귀가했다.

이들은 4박5일 일정의 중국 장자제(張家界·장가계) 여행을 마치고 막 대구공항에 도착했던 터였다.

애초 중국 공항에서 오후 2시 50분에 뜨려던 비행기가 오후 4시 30분에야 출발하면서 귀국이 늦어졌다.

귀국 스케줄에 차질만 없었어도 울산 도착시각을 앞당기고 늦은 밤 버스 운행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버스 승객들은 영천 평사휴게소에 도착해 늦은 저녁 식사를 하려 했지만, 식당 문을 닫아 경주 건천휴게소에 들러 우동을 먹었다.

“남편이 오후 9시 30분쯤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는다고 전화했었다”는 한 유족의 말로 미루어 이때가 그즈음으로 추정된다.

다시 출발한 버스는 오후 10시 11분께 울산고속도로와 접속되는 언양분기점을 약 500m 앞둔 지점에서 비상등을 켜고 1차로를 달리다가 갑자기 2차로로 진로를 변경한다.

당시 2차로를 달리던 2대의 버스 사이로 끼어들던 버스는 그러나 진로를 찾지 못하고 그대로 도로변의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받았다.

이후 버스는 방호벽을 1∼2차례 더 들이받으면서 100m 이상 진행했고, 결국 조수석 출입문 쪽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버스가 갑자기 차로를 바꾼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는 여행가이드 이모(43)씨는 “갑자기 ‘쿵’ ‘쿵’하는 충격음과 함께 버스가 방호벽을 긁으면서 계속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안전벨트를 풀어라”고 외치며 승객들과 대피를 시도했으나, 버스가 방호벽에 붙은 채 멈춰서는 바람에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 사이 불길은 더 거세졌다.

가이드 이씨에 따르면 버스기사는 소화기를 찾아 화재 진압을 시도했으나 안전핀이 뽑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초기 진화를 시도했고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됐다면, 적어도 화재가 번지는 시간을 늦추고 승객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었을지도 모른다.

버스기사는 대신 소화기를 던져 운전석 바로 뒷좌석 유리를 깼다. 버스기사와 가이드를 포함해 대여섯 명이 깨진 유리로 나왔고, 서너 명이 추가로 빠져나왔다.

이들은 밖에서 돌로 버스 유리를 깨 나머지 승객들을 구하려 했지만,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불길이 버스를 휘감고 있었다.

잠시 후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 불길은 절정이었다.

소방당국은 오후 10시 40분께 불길을 잡고, 약 20분 후에 불을 완전히 껐다.

안타깝게도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게 찌그러진 버스에서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된 시신 10구가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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