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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버스기사 “끼어들기했다” 인정

울산 버스기사 “끼어들기했다” 인정

박정훈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16-10-16 22:40
업데이트 2016-10-1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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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하자 가장 먼저 탈출

출발 전 ‘비상 망치 안내’ 안 해
정부 “비상해치·형광망치 의무화”
안전기준안 연말까지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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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설치가 의무화되는 대형 관광버스의 비상해치. 국토교통부 제공
연말까지 설치가 의무화되는 대형 관광버스의 비상해치.
국토교통부 제공
울산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관광버스 운전기사를 구속하고, 사망자 10명의 DNA 감정 결과를 유족들에게 통보하고, 시신을 모두 울산국화원에 안치했다. 버스 기사는 출발 전에 탈출용 망치의 위치를 승객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사고 버스에서도 가장 먼저 탈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버스 기사 이모(48)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경찰은 버스 기사 이씨가 출발 전 탈출용 망치 위치 등을 승객에게 알리지 않았고, 승객들보다 먼저 탈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버스 기사 이씨와 여행가이드 이모(43)씨의 진술에서 확인됐다.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은 “운전기사가 관광 내내 승객에게 망치 위치를 안내하지 않았고, 화재 때 소화기 핀이 뽑히지 않아 대형 인명사고를 냈다”며 “사고 당시 승객들의 ‘망치가 어딨느냐’는 외침에 버스 기사는 아무 말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버스마다 4개 이상 비치해야 하는 비상망치. 국토교통부 제공
버스마다 4개 이상 비치해야 하는 비상망치.
국토교통부 제공
어둠 속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형광테이프 부착 비상망치. 국토교통부 제공
어둠 속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형광테이프 부착 비상망치.
국토교통부 제공
경찰은 이날 버스 기사 이씨가 차선 변경을 하려고 끼어들기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타이어 펑크로 차가 쏠렸다’고 진술했던 이씨가 말을 바꿔 울산으로 진입하려고 차선 변경을 하려 했다”며 자신의 과실을 일부 인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이씨가 목적지인 울산으로 진입하려고 언양분기점 500m 앞 사고 지점에서 급하게 차선을 바꿔 끼어들기를 하면서 갓길 콘크리트 방호벽과 충돌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폐쇄회로(CC)TV 영상도 사고 당시 끼어들기로 추측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이씨가 공사구간의 제한속도인 80㎞를 훨씬 넘는 100㎞ 이상 속도로 과속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처럼 이씨가 차선 변경을 위해 끼어들기를 했다고 시인함에 따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고 당시 상황을 증명해줄 관광버스의 블랙박스가 불과 열기에 녹아 복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타이어 펑크 여부를 확인하려고 감식을 의뢰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관광버스 회사인 울산 태화관광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버스 운행 기록, 운전사 안전교육 시행 여부, 차량 정비 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비상상황에서 버스에서 탈출할 ‘비상해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자동차 안전기준안을 연말까지 개정하기로 했다. 현행 기준은 총면적 2㎡ 이상인 강화유리 창문이 있으면 비상출구를 설치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승객 기준으로 30인승 미만은 1개, 30인승 이상은 2개의 비상탈출구를 천장 등에 설치해야 한다.

또 비상망치는 현행 4개에서 구석구석 더 많이 설치하고 형광표시를 하도록 했다. 대형 교통사고를 내거나 무면허 운전 전력이 있으면 운수종사자 자격 취득이 제한되도록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등도 제·개정하기로 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6-10-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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