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 부총리 “전문가들 의견 들어도 답이 안 나와”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7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경주발 여진이 계속되면서 교육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수능은 비행기 이착륙 시간도 조정될 만큼 온 국민이 노심초사하는 국가적 중대사인데, 전혀 예상치 않았던 지진이라는 변수가 갑자기 등장해 ‘만약 수능날 지진이 난다면?’이라는 난제를 던져줬기 때문이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2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게 바로 수능인데, 전문가들을 모아 놓고 의견을 들어도 답이 안 나온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꼭 수능 당일이 아니더라도, 수능 전에 큰 여진이라도 생기면 수험생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할 수 있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의 예를 참고하려 해도, 일본은 기본적으로 대입 시험이 문제은행식이어서 지진으로 시험이 무효가 돼도 곧바로 다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돼 있어 벤치마킹이 쉽지 않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간단치가 않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진도 3 이하면 시험을 계속한다’라는 매뉴얼을 만든다 해도, 지역에 따라 진도의 체감 차이가 크고 개개인별로도 느끼는 수준이 다 달라 일률적 지침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일단 수능 전에 지진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예비 시험 장소는 다 확보해 둔 상태다. 하지만 그 역시 ‘수능 전’의 대비책일 뿐, 막상 수능 당일에 지진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여전히 난감한 상황이다.
일생이 걸린 중대 시험이 지진으로 인해 무효가 된다면 이를 어떻게 대체할지도 엄청난 난제이지만, 무엇보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가 없도록 재빨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방법 역시 고민거리다.
이 부총리는 “지금 기상청하고 협의하고 있는데 시험 당일 감독관에게 지진 경보를 먼저 뿌리면 2∼3분 내로 할 수 있다고 한다”며 “(지진 매뉴얼을 만든다 해도) 미리 발표하면 아이들이 심리적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교사에게만 지침을 내려주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