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백남기씨 부검영장 당당히 집행”

경찰청장 “백남기씨 부검영장 당당히 집행”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6-10-25 00:06
수정 2016-10-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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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12시 영장 시한 만료 “영장 재신청 여부는 檢과 협의”

투쟁본부 “강력 저지” 삭발·단식
종교계도 부검 반대에 힘 실어


고(故) 백남기씨의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 만료 시한을 하루 앞둔 24일 백남기투쟁본부 관계자들이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영장 집행 반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삭발식을 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고(故) 백남기씨의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 만료 시한을 하루 앞둔 24일 백남기투쟁본부 관계자들이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영장 집행 반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삭발식을 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5일 밤 12시까지인 고 백남기씨의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 만료 시한을 하루 앞두고 이철성 경찰청장이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 장례식장에 진입할 경우 ‘작전하듯 몰래 집행하지 않고 당당히 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투쟁본부 측은 삭발식을 여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 청장은 이날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장 재집행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고 정당한 영장 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며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아 자제한 것일 뿐 경찰력이 장례식장에 진입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야간에 작전하듯 몰래 영장을 집행하지 않겠다. 당당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찰은 성의를 다했다. 법률 대리인이나 투쟁본부를 통하지 않고 유족을 직접 만나 정확한 의사를 들어 보려고 협의 요청문을 6차례에 걸쳐 보냈고 3차례 방문한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발부된 영장인 만큼 최선을 다해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고 기한이 만료될 경우 영장 재신청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검찰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투쟁본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장 시효 만료 시점까지) 36시간 동안 시신을 지키는 집중 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석운 백남기 투쟁본부 상임대표 등 5명은 부검 반대 삭발식을 하고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투쟁본부는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물대포 때문이라는 사실이 명확하므로 부검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경찰의 손에 돌아가신 아버님의 몸에 경찰 손이 닿게 하고 싶지 않다’는 유가족의 호소를 받들어 반드시 시신을 지켜 내겠다”고 말했다.

종교계는 투쟁본부에 힘을 실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이날 조계사부터 장례식장까지 ‘백남기 부검 반대, 특검 도입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천주교 시국기도회도 열렸다.

경찰은 지난 23일 오전 10시 장례식장에 경찰 800여명을 투입해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시도했지만 유가족과 투쟁본부의 반대에 부딪혀 3시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6-10-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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