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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이목 피해 런던 거쳐서 일요일 아침 극비 귀국

최순실, 이목 피해 런던 거쳐서 일요일 아침 극비 귀국

입력 2016-10-30 11:23
업데이트 2016-10-3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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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내려 자동입국심사대 거쳐 입국장서 변호인과 합류”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씨가 영국을 통해 외국항공사 항공편으로 입국한 것은 자신에게 쏠려 있는 전 국민의 시선을 따돌리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최씨는 입국 수속 때 최대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려고 두터운 옷과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공항 당국 등과 대면할 필요가 없는 자동입국심사대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에서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BA017)을 타고 약 11시간을 비행해 30일 오전 7시 37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7시 50분 도착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조금 빨리 항공기가 들어왔다. 이 항공사의 8시 이전 입국편은 1주일 중 일요일에만 운영된다.

목까지 올라오는 두터운 패딩 점퍼와 검정색 바지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이 공항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최씨는 탑승동 2층 118번 탑승구를 통해 항공기에서 내리고서 세관·출입국·검역(CIQ) 지역을 지나 지하 1층으로 이동, 셔틀트레인을 타고 여객터미널 2층 입국심사대로 이동했다.

이후 최씨는 대면 입국심사대가 아닌 자동입국심사대를 거쳤다. 자동입국심사대를 통하면 지문 인식과 얼굴 사진 촬영, 여권 인식만으로 사람과 대면 없이 입국 심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대면 심사와 마찬가지로 모든 신상정보가 당국에 체크된다.

공항 관계자는 “입국장에 나올 때까지 최씨는 홀로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동입국심사는 국내에서 출국하기 전에 신청해야 사용할 수 있어 과거 출국할 때 신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입국 심사 마무리 후 수하물을 찾고 세관을 지나 입국장으로 바로 빠져나왔다.

세관 관계자는 “최씨는 널리 알려진 최순실 명의가 아닌 개명한 ‘최서원’ 명의로 입국해 직원들도 그가 세관을 통과했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입국장을 나온 최씨를 맞이한 것은 그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로 확인됐다.

최씨가 항공기에 내린 직후 CIQ에서부터 검찰 수사관이 대기했고, 입국장에서 검찰 측이 그를 데려갔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검찰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관 동행 보도는 검찰에 확인하지 않은 오보”라고 말했다.

다만, ‘여행자 정보 사전확인제도’(APIS)에 따라 현지 항공기 이륙 이후 몇 시간이 지난 일정 시점에서는 ‘최서원’씨가 탑승했다는 사실 자체는 공항 당국에 파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해외에서 입국하는 탑승객 정보를 항공사로부터 제공받는 시스템이다. 항공기가 이륙하면 해당 공항의 항공사에서 한국 공항 당국의 정보 시스템으로 자동 전송된다. 여기에는 개인 정보(이름·국적·생년월일), 좌석 번호, 여권번호 등이 포함된다.

최씨는 입국 과정을 거쳐 이 변호사와 함께 공항을 빠져나가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또 최씨의 경우 검찰이 법무부에 ‘입국시 통보’ 조치를 요청해 놓은 상태였다. 다만, 이는 입국장에서 실제로 대면·비대면(자동) 입국심사를 거치는 과정을 거칠 때 최종 확인이 가능하다.

입국 특이점은 최씨가 그동안 체류해온 것으로 알려진 독일이 아니라 영국을 통해, 그것도 외항사 항공편을 타고 입국했다는 점이다.

이는 얼굴이 많이 알려진 최씨가 쏠리는 이목을 피하고, 검찰 수사에 대비해 전략을 세울 시간을 벌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독일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직항편은 프랑크푸르트(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루프트한자)와 뮌헨(루프트한자) 두 곳에서만 출발한다.

최씨는 이 직항편을 이용하지 않고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히스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유럽은 국경을 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다. 따라서 인근 국가로 이동해 출국하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져 귀국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씨는 한국인 승객이 많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가 아닌 브리티시에어웨이 편을 이용했다. 한국인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고 귀국 정보가 샐까 봐 택한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인천공항 도착 시간도 일요일 아침으로 정해서 나름대로 귀국행 여객기 선정과정에서 다각적인 검토를 한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측근 그룹의 조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이런 선택은 미리 도착 일정이 알려져 준비하지 못한 채 언론 앞에서 입장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해소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또 인천공항에 몰려드는 취재진 등으로 만일의 하나 불상사가 생겼을 가능성을 피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씨는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어 몸을 추스를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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