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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흔이 없다” 안양 토막살인 사라진 혈흔 미스터리

“혈흔이 없다” 안양 토막살인 사라진 혈흔 미스터리

입력 2016-10-31 10:56
업데이트 2016-10-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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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 십수 년 만에 이런 사건은 처음 봅니다.”

경기 안양 동거녀 토막 살인사건 현장에서 피해 여성의 혈흔이 검출되지 않자, 과학수사 요원은 이렇게 말했다.

통상 살인사건 현장은 물론, 시신을 훼손까지 한 토막살인 현장에선 피해자의 혈흔이 검출되기 마련인데 이번 현장은 깨끗해도 너무 깨끗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정신병력을 앓고 있는 피의자 이모(47)씨는 지난 8월 말 동거녀 A(38)씨와 함께 살던 안양 동안구 다세대주택에서 A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목 부위를 한차례 흉기로 찌른 뒤 시신을 화장실로 끌고 가 이곳에서 샤워기를 틀어놓고 시신을 훼손했다.

이후 3일에 걸쳐 시신을 인근 야산 등 3곳에 유기했다.

이달 27일 이씨의 자수 전화를 받고 경찰이 현장을 감식하던 때 집 안에서는 혈흔이 발견됐지만, 이는 이씨가 죄책감에 자해한 흔적으로 파악됐다.

아직 이씨 집에서는 피해 여성의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 유기에 사용한 가방에서도 혈흔은 나오지 않았다.

한 과학수사 요원 “시신을 훼손한 화장실은 혈흔 반응검사에선 양성이 나왔지만 인혈(사람 피) 반응검사에선 음성이 나왔다”며 “아무래도 살해한 지 두 달가량 지난데다 발견된 혈흔도 극소량이었고, 이씨의 진술로 미뤄 빨래용 세제로 화장실을 청소한 적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시신 부위를 비닐봉지에 담아 가방에 넣고 옮기긴 했지만, 가방에서도 혈흔이 나오지 않은 것은 정말 특이하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오랫동안 알코올중독에 빠져 키 162㎝에 몸무게 40㎏가량으로 성인 남성치곤 왜소한 데다 몸이나 정신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치밀하게 범행을 감췄다고 보기도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만일 자백은 있는데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욕실 하수구까지 뜯어서 혈흔 반응검사, 채취물 정밀감정까지 할 텐데, 이번 사건은 피의자가 진술한 곳에서 시신이 발견됐기 때문에 혈흔을 찾기 위한 추가 수사는 의미가 없다”며 “다만 피의자가 치밀하게 증거를 인멸했다고 보기 어려운 건강상태인데 피해자 혈흔이 검출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는 검거 당시에도 술에 취한 상태였는데, 현재까지도 정상적인 정신 상태가 아니어서 증거인멸 여부는 커녕 범행에 대한 명확한 진술 조차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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