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위축된 표정…전 남편 정윤회 당당하게 출두

‘비선실세’ 최순실 위축된 표정…전 남편 정윤회 당당하게 출두

입력 2016-10-31 19:53
수정 2016-10-3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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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씨 “불장난 누가했나” 의미심장 한 발언

3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 모습을 드러낸 ‘비선실세’ 의혹의 장본인 최순실씨는 과거 검찰 조사를 받은 역대 정부 실세들과 달리 매우 위축되고 겁먹은 표정이었다.

국정을 농단했다는 엄청난 의혹을 받는 당사자의 ‘위세’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취재진 300여명에 둘러싸인 최씨는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얼굴을 노출하지 않으려 애썼다.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는 한 마디는 너무 소리가 작아 방송 화면으로 잘 전달되지도 않았다.

포토라인이 무너지고 검찰 관계자들과 기자들, 시위대가 엉키는 전례 없는 아수라장 속에서 최씨는 신발 한쪽이 벗겨진 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부축을 받으며 청사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전 남편 정윤회씨의 당당했던 모습과도 대조됐다.

최씨처럼 검은색 에쿠스를 타고 청사 앞에 내린 정씨는 취재진 앞에 서서 비교적 차분하면서도 노기 어린 목소리로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또 그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구인지 다 밝혀지리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당시에도 국내외 기자 200여명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지만, 검찰 관계자들이 일사불란하게 현장을 통제했다. 소란이 벌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검찰이 정씨를 과잉보호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은 봉변을 당한 케이스다.

2012년 7월 저축은행 등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사법처리된 이 전 의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법원에 출석했다가 저축은행 예금 피해자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피해자 20여명이 이 전 의원의 멱살을 잡고 달걀을 던지는 소동이 벌어져 취재진 질의응답이 불가능했다.하지만 이 전 의원은 이내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다른 역대 정부 실세들도 포토라인 앞에서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이거나 아예 취재진을 따돌리고 은밀히 검찰청 안으로 진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는 2012년 10월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 사건과 관련, 특검에 출석해 “안에서 다 얘기하겠습니다. 있는 대로 설명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은 2008년 12월 10일 대검 중앙수사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때와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심사를 받으러 나올 때 모두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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