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주택용 전기요금표 버젓이 기재…새 전기요금표 누락
한국전력이 이른바 ‘폭탄요금’, ‘복불복 요금’ 논란을 불러일으켜 지난해 개편된 옛 주택용 전기요금표를 버젓이 안내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한전은 지난해 12월말 전 직원들과 일부 고객들에게 배포한 2017년 다이어리 북 ‘고객 응대 참고사항’에 주택용 전기요금표를 기재했다.
전기요금표는 100㎾h 이하, 101∼200㎾h, 201∼300㎾h, 301∼400㎾h, 401∼500㎾h, 500㎾h 초과 등 6단계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이 표시돼 있다.
그러나 이 요금표는 지난해 12월 13일 한전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심의를 거쳐 이미 ‘역사적’으로 사라진 전기요금표다.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심의에 따라 200㎾h 이하(기본요금 910원·㎾ 당 93.3원), 201∼400㎾h(1천600원·187.9원), 400㎾h 초과(7천300원·280.6원) 등 3단계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을 지난해 12월부터 소급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전은 2017년 다이어리 북에 3단계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을 표시했어야 했다.
한전은 특히 다이어리 북 ‘주택용 누진 단계 변천사’에 “1973년 1차 석유파동 이후 저소득층 보호 및 에너지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1974년부터 누진제를 적용한 뒤 2004년 3월 누진 단계를 (7단계에서) 6단계로 축소했다”고 밝히면서 정작 “소비자들의 부담을 완화했다”며 12년만에 ‘획기적으로’ 완화 조치한 3단계에 대해서는 일체 설명도 하지 않았다.
다이어리 북을 받아본 시민 정모씨는 2일 “누진 단계가 6단계에서 3단계로 대폭 완화됐다고 알고 있는데 한전이 발행한 책자에는 예전 6단계 전기요금표가 게재돼 헷갈린다”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한전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전 관계자는 “새로 적용되는 주택용 전기요금표를 게재했어야 했는데 잘못됐다”며 “배포되지 않은 다이어리 북은 수정해서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다이어리 북 수천부를 제작해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