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징역 5년·레인지로버 판사 7년…‘법조비리’ 1심 마무리

정운호 징역 5년·레인지로버 판사 7년…‘법조비리’ 1심 마무리

입력 2017-01-13 10:40
수정 2017-01-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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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 굴복한 판사·검사·변호사 민낯…“국민 사법신뢰 현저히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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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전방위 로비’ 의혹을 받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1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법조계 전방위 로비’ 의혹을 받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1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법조계 전방위 로비’ 의혹의 주인공 정운호(52)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1심에서 중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남성민 부장판사)는 13일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의 행동으로 사법권의 존립 근거인 국민의 사법신뢰가 현저히 추락했다”며 “죄질이 나쁘고 범정이 무겁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김수천(58) 인천지법 부장판사도 이날 징역 7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정씨를 중심으로 한 ‘법조 게이트’ 관련자들의 1심 재판은 대부분 중형으로 마무리됐다.

정씨는 2014∼2015년 재판 결과를 청탁하며 김 부장판사에게 수입차 ‘레인지로버’ 등 금품 1억5천여만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그는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잘 봐달라며 법조 브로커 이민희(57)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조사과 김모 수사관에게 2억2천여만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등 회삿돈 108억원을 빼돌리거나 회사 소유 전세권을 개인 명의로 넘겨받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 역시 밝혀졌다.

정씨는 검찰 수사관 뇌물 제공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정씨의 죄가 전부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직 부장판사·검찰 수사관에게 4억원 이상을 주며 정상 거래인 것처럼 외관을 만들었다”며 “횡령·배임 규모도 상당히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애초 100억원대 원정도박으로 구속 재판을 받던 정씨는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7) 변호사에게 보석을 대가로 수십억 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최 변호사가 보석 결정을 받아오지 못하자 수임료를 반환하라는 실랑이가 벌어졌고, 격분한 정씨가 접견 중 최 변호사의 팔을 꺾는 폭행으로 이어졌다.

이에 최 변호사가 정씨를 경찰에 고소하고 양측이 서로 비위 폭로전을 벌이면서 법조계 이면의 검은 민낯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정씨의 원정도박 혐의 수사 무마를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8)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3년형에 처해졌다.

최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을, 최 변호사 측 브로커 이동찬은 징역 8년을 받았다. 브로커 이민희는 징역 4년, 검찰 수사관은 8년이 선고됐다.

전·현직 부장판사가 금품을 받고 사법제도를 농락해 구속되자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법원 역사상 세 번째로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정씨는 군납 브로커를 통해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측에 면세점 입점 로비를 한 의혹도 확인됐으며 신 이사장 재판의 선고는 19일 열린다.

신 이사장 수사에 대응한 롯데 측의 자료파기 등 정황은 서울중앙지검의 롯데그룹 수사에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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