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난동 막다 13년째 전신마비…병상의 ‘열혈경찰관’

음주난동 막다 13년째 전신마비…병상의 ‘열혈경찰관’

입력 2017-01-22 11:54
수정 2017-01-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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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직권면직, 전 동료들 매년 십시일반 성금 지원

13년 전인 2004년 6월 2일 오후 8시 50분께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 서호지구대에 음주 난동 신고가 들어왔다.

근무 중이던 장용석(47) 경장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술에 취한 상태로 식당에서 집기를 파손하며 행패를 부리던 박모(당시 33)씨에게 다가갔다.

장 경장이 박씨를 현행범 체포하려던 순간 박씨는 갑자기 장 경장의 얼굴을 향해 3차례 주먹을 휘둘렀다.

피할 겨를도 없이 박씨의 주먹을 맞은 장 경장은 넘어지면서 머리를 땅에 부딪혀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장 경장에게 급성 경막하 혈종 우측, 외상성 뇌출혈 진단이 내려졌고 그로부터 현재까지 그는 13년째 전신마비 상태로 병원 병상에 누워있다.

장 경장 가족의 생계는 부인(43)이 떠맡았다.

장 경장의 부인은 보험설계업으로 남편 병원비를 내고 아들(17), 딸(15)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장 경장은 2006년 3월 직권면직됐지만, 다행히 같은 해 6월 국가유공자 상이 1급 판정을 받아 매달 지원금을 받고 있다.

장 경장이 몸담았던 수원중부서는 장 경장을 기억하고자 매년 직원들이 월급 일부를 모아 전달한다. 그해 수원중부서에 부임한 서장이 장 경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졌다.

한 경찰관은 “장 경장은 매사에 먼저 나서는 적극적이고 성실한 성품을 가진 동료였다. 그래서 동료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20일에는 김양제 경기남부경찰청장이 장 경장을 찾아 격려했다.

김 청장은 장 경장 가족들에게 “경찰은 장 경장을 잊지 않고 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위로했다.

장 경장의 부인은 “남편을 기억하고 도와줘서 감사하고 남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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