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명 중 10명 채택…대통령측 “일부 재신청…최소 10명은 더 돼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측이 무더기로 신청한 39명의 증인 중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10명만을 추가로 받아들였다.이는 박한철 헌재소장의 이달 말 임기 만료에 이어 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기 전 탄핵심판 결론을 내기 위해 증인을 대폭 추려낸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은 이에 불복하고 다시 판단을 구하겠다고 했다.
헌재는 25일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이 신청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기우 그랜드레저코리아(GKL) 대표,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앞서 채택한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유민봉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성민 전 더블루케이 대표를 더해 총 10명의 박 대통령 측 증인이 법정에 나오게 됐다.
박 대통령 측은 23일 8차 변론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39명을 더 신문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지연 작전’ 논란을 일으켰다. 애초 박 소장 퇴임 전 변론을 마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증인 폭탄’에심리 일정이 2월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헌재는 그러나 이날 신청 증인 39명 중 29명에 대해선 대거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 총수들에 대해 “이들 기업으로부터 사실조회 결과가 도착해있고, 관련 진술 등이 충분히 제출돼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한수 청와대 행정관 등 최순실씨에 대한 비밀 문건 유출의 증인들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의 증언으로 충분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병우 전 수석,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역시 “이미 채택된 증인과 입증 취지가 중복된다”고 반려했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 입장에 반발했다.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저희는 채택되지 않은 증인에 대해 추가로 이유를 소명해 좀 더 신청할 계획”이라며 “최소 10명은 더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측은 “현재 예정된 2월 9일 변론기일까지 하면 저희는 (심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헌재는 내달 1일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유민봉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7일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각각 신문한다.
또 2월 9일엔 조성민 전 더블루케이 대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잠적 중인 전 더블루케이 이사 고영태씨와 더블루케이 과장 류상영씨를 소환하기로 했다.
국회 측은 고영태씨가 계속 나오지 않을 경우 증인을 철회하고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을 대신 부르겠다고 했으나 대통령 측은 고영태씨를 꼭 불러 신문해야 최순실씨와 관련한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측은 마찬가지로 잠적 중인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역시 증인 철회를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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