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오늘 꼭 올라왔으면…” 피해가족 ‘간절한 소망’

“세월호, 오늘 꼭 올라왔으면…” 피해가족 ‘간절한 소망’

입력 2017-03-22 13:19
수정 2017-03-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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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전해지는 소식에 ‘초조·기대’, “미수습자 온전하길…”

“시험인양이 본 인양으로 이어져 오늘 세월호가 꼭 물 위로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정부가 22일 오전 10시 세월호 시험인양을 시작한 가운데 시험인양 결과를 보고서 이날 본인양을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히자 세월호 피해자 가족의 몸과 마음도 바빠졌다.

세월호가 차가운 물 속에 가라앉은 지 이날로 1천72일째.

세월이 흘러도 눈물이 마르지 않는 피해자 가족 46명은 진도 현지에서 인양 순간을 보겠다며 이날 이른 새벽 일찌감치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진도로 내려갔다.

안산 분향소 유가족대기실에 필수 인력만 남은 가족들은 TV를 지켜보며, 또는 진도로 간 다른 가족이 때때로 전하는 인양작업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새벽부터 마음을 졸였다.

초조와 걱정, 기대감이 수시로 교차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 가족들은 진도로 간 가족들, 인양작업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동거차도에 머무는 가족 참관단과 휴대전화로 날씨와 작업상황을 묻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오전 2시 전세버스 편으로 안산 분향소에서 진도로 향한 가족 46명이 오전 7시 25분께 팽목항에 도착해 대기 중이라는 소식이 유가족대기실로 전해졌다.

세월호 인양 관련 TV 뉴스를 초조하게 지켜보던 한 가족은 “진도에 내려간 가족들이 8시쯤 ‘날씨가 괜찮다’고 전해왔다”며 인양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10분도 채 안 돼 ‘파고가 높아 기상 여건이 좋지 않다’는 현지 어민들 분위기가 전해지자 대기실 내 가족들은 “파도가 높으면 어려운데…”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착잡한 마음에 대기실 밖 출입도 삼간 채 이후 전해질 소식을 기다리며 TV와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전 8시 36분께. ‘해수부 오전 10시부터 세월호 시험인양’이란 짤막한 뉴스 속보가 휴대전화에 뜨자 가족들은 “이제 한고비 넘겼다”며 안도했다.

대기실에 있던 3∼4명의 피해자 가족은 시험인양에 성공해 본 인양까지 이어져 이날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오길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단원고 희생 학생 김민지(1반) 양의 아버지 김내근씨는 “시험인양이 본인양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그동안에도 말해왔지만, 그 큰 배가 빨리 침몰한 것은 외력에 의한 급변침 때문이라고 보는데 인양되면 진상이 밝혀지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도로 내려간 고 신호성(6반) 군의 아버지 신창식씨는 “저희가 3년 가까이 선체 인양을 이야기하다가 인양이 임박한 상황이 되니 먹먹하다고 그래야 할까요. 말씀드리기가 힘들다”며 “배가 올라오면 아홉 분 미수습자가 온전하게 계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희생 학생의 한 어머니는 “빨리 인양돼 어떻게 그 큰 배가 그렇게 빨리 침몰했는지 모든 게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미수습자들을 수습하고 아이들 흔적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대기실에서는 오전부터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직장인 자원봉사자 10여명이 찾아 행사 준비를 도왔다.

한 직장인 자원봉사자는 “고통 속에서 기다려온 가족들의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게 인양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험인양 성공 여부는 이날 오후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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