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선원이 전한 스텔라데이지호 긴박한 조난 상황

구조 선원이 전한 스텔라데이지호 긴박한 조난 상황

입력 2017-04-02 16:58
수정 2017-04-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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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1일 오후 1시 30분(현지 시간)께 보일러 파이프 교체 작업을 하는데 갑자기 큰 진동이 느껴졌다.

선장이 퇴선 명령을 내리며 선교(브릿지)로 모이라고 방송했다.

그러나 이미 배가 15도 이상 왼쪽으로 기울어져 기관실에서 선교까지 올라갈 수 없었다. 그래서 배 오른쪽에 있는 비상소집장소(Muster Station)로 달려갔다.

이곳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방수복을 들고 있는 1항사, 1기사, 갑판장, 기관원과 필리핀 국적의 실습생을 만났다.

오른쪽 구명정(동력이 있는 보트)이 파손돼 구명벌(동력이 없는 뗏목)을 던지고 급히 뛰어내렸다. 다른 선원은 못 봤다.

근처에 있는 구명벌에 타고 있는 필리핀 국적 갑판수의 도움을 받아 구명벌에 올랐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3월 31일 오후 11시 20분께 우루과이 인근 해역에서 조난신고를 하고 연락이 두절된 한국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에 탔다가 구조된 필리핀 국적 선원(조기장)이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에 밝힌 조난 당시 상황이다.

현지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10시간 늦기 때문에 스텔라 데이지호의 선장이 선사에 조난신고를 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스텔라 데이지호에서 구조된 또 다른 필리핀 선원(갑판수)의 진술내용에서도 긴박했던 조난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갑판수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월 31일 오후 1시 30분께 선장의 지시에 따라 대다수 선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선교에 모였다. 그러나 배가 급격하게 왼쪽으로 기울어지며 바닷물이 선교로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왼쪽 윙 브릿지를 통해 바다로 뛰어들었지만 다른 선원은 보이지 않아 300m가량 헤엄쳐 구명벌에 올라탔다”면서 “당시 조류가 매우 빨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본선(스텔라 데이지호) 브릿지 근처 오른쪽 갑판에 균열이 생겨 많은 양의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으로 보였고 이후 배가 침몰했는데 그 속도가 매우 빨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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