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지났지만 아이들은 아직…전국 덮은 ‘노란물결’

3년 지났지만 아이들은 아직…전국 덮은 ‘노란물결’

입력 2017-04-16 00:01
수정 2017-04-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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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주기 전날 전국 곳곳 추모집회…“미수습자 수습·진상규명”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희생자를 추모하고, 미수습자 수습과 철저한 선체조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3주기 22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같은 달 25일 마무리 촛불집회를 연 이후 첫 주말 집회다.

오후 7시 시작한 본 집회는 세월호 희생자와 9명의 미수습자, 진상 규명을 요구해 온 과정을 기억하는 묵상으로 막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3년 진상규명’,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 품으로’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들었다.

첫 발언은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를 열도록 지원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맡았다.

세월호 추모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오른 박 시장은 미수습자 9명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다시는 너희들을, 당신들을 잃지 않겠다. 그날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 함께의 힘을 믿는 우리가 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참사 당일 세월호에 승선한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도 무대에 올라 편지글 형식으로 괴로웠던 지난 시간을 시민들 앞에 풀어냈다.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는 “그날의 고통 때문에 정신차리지 못할 정도로 약을 독하게 먹으며 버티면서 2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며 “남들 앞에 나설 용기를 낼 수 없었지만, 살아나온 이유를 찾아야 했고 이겨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세월호 안에 희생자의 꿈과 유가족의 아픔, 생존자들의 악몽과 고통, 함께 기억하고 아파하는 우리 국민의 염원이 실려 있다”며 “아직 그 무엇도 온전히 인양되지 않았고, 어떤 진실도 밝혀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고(故) 박성호군 누나 박보나씨는 먼저 떠난 동생에게 “진실을 찾겠다는 약속,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며 “매순간 곁에 함께해줘서 고맙고,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는 이 자리에 계신, 그리고 그동안 함께 뜻을 모은 모든 국민이 인양했다”며 “아홉 분 미수습자를 찾고, 진실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는 일도 국민 여러분의 힘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권진원, 한영애, 이승환 등 그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출연한 ‘촛불 가수’들도 다시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 추모의 마음을 나눴다.

집회 말미에는 참가자들이 촛불을 꺼 어두워진 광장 한가운데로 세월호 희생자를 나타낸 304개 노란 풍선과 불빛이 지나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추모집회에 앞서 오후 5시30분께부터는 국정농단 사태 또 다른 핵심 인물로 지목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 박 전 대통령과 공범들 철저한 수사 및 처벌, 한반도 평화 실현 등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서울 외 지역 곳곳에서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고, 미수습자 온전한 수습과 조속한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학생들이 살던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는 안산시 고교학생회장연합단이 마련한 청소년 추모문화제, 4·16 안산시민연대가 주최한 청소년 경연대회가 열려 공연 등과 함께 3년 전 그날을 기억했다.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도 희생자를 위한 풍물굿, 추모리본 만들기, ‘하늘나라 우체통’에 엽서 쓰기 등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기록영상 상영, 문화공연 등으로 이뤄진 추모집회가 열렸다.

이밖에 울산, 대전, 제주, 전북, 경남 등 여러 지역에서 촛불집회와 함께 사진전, 공연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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