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도심 직장인 농구 축제… 1만명 생중계 시청

광화문 도심 직장인 농구 축제… 1만명 생중계 시청

한재희 기자
입력 2017-04-23 22:14
수정 2017-04-2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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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울 길거리 농구대회

총 52개팀 242명 참가 성황
박원순 서울시장 결승전 시투
서울마당 관중석 주변도 꽉 차


노련미로 뭉친 ‘FIDES’ 우승
MVP는 경찰공무원 심혁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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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형(앞줄 오른쪽 두 번째) 서울신문 주필과 정창수(세 번째)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 최승대(오른쪽 모자 쓴 사람) 서울시 체육진흥과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 앞 서울마당에서 열린 ‘제1회 서울 길거리 농구대회’의 우승(피데스)·준우승(CJ드림스)팀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이경형(앞줄 오른쪽 두 번째) 서울신문 주필과 정창수(세 번째)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 최승대(오른쪽 모자 쓴 사람) 서울시 체육진흥과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 앞 서울마당에서 열린 ‘제1회 서울 길거리 농구대회’의 우승(피데스)·준우승(CJ드림스)팀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주말이자 화창했던 지난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사옥 서울마당 앞은 종일 ‘농구 열기’로 가득했다. 52개 팀 242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1회 서울 길거리 농구대회’의 결선 토너먼트는 한층 뜨거운 분위기였다. 광화문에 주말 나들이를 나왔던 시민 수백명이 지켜보며 서울마당 한쪽에 마련된 168석의 좌석을 꽉 채우고도 사방을 빙 둘러쌌다. 서울신문과 대회를 공동으로 주최한 서울시 박원순 시장도 선수들을 격려한 뒤 시투한 두 차례를 모두 림에 꽂아 환호를 자아냈다. 사회인 농구 웹진 ‘농구인생’에서 결승전을 생중계해 1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북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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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데스와 CJ드림스가 결승전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피데스와 CJ드림스가 결승전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우승팀 상금 100만원·트로피·부상

이번 대회 초대 챔프는 신약 개발업체인 ‘메지스’를 주축으로 한 연합 동호회 ‘피데스’(FIDES)에 돌아갔다. 지난 8~16일 주말마다 펼쳐진 조별 예선 3경기를 승리했던 피데스는 이날도 16강·8강·4강·결승을 모두 가져가며 전승 우승을 일궈냈다. 팀원 4명 전원이 30대 이상으로 구성돼 20대 팀들에 비해 체력 면에서 불리했음에도 노련미로 정상에 올랐다. 챔피언에게는 상금 100만원에 트로피와 부상이 수여됐다.

피데스의 팀장을 맡은 우정운(31)씨는 “길거리 농구대회를 하면 보통 젊은 20~30대만 와서 구경하곤 하는데 광화문을 지나던 어르신들도 와서 응원을 하니 도심에선 보기 드문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끝내 우승해서 너무 좋았고 다음 대회에도 꼭 다시 나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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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경기에 앞서 신중한 표정으로 시투해 눈길을 끌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기에 앞서 신중한 표정으로 시투해 눈길을 끌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점차로 석패… CJ드림스 준우승

결승전에서만 6골을 넣어 득점왕에 선정된 피데스의 박태성(34)씨는 “본래 아마추어 농구대회는 예선을 마친 뒤 결승전이 제일 썰렁하기 마련인데 이번 대회는 끝까지 관중으로 들어차 이색적인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렀다”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 덕에 득점을 많이 올릴 수 있었다. 팀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데스 최고령 선수인 신진원(36)씨는 “20대로 구성된 연합 동호회 ‘부장님 사랑해요’와의 4강전에서 고비를 맞았는데 취약한 센터 포지션을 잘 공략해 승리할 수 있었다”며 “농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아내에게 상금을 안겨 주겠다”고 말했다.

준우승은 14-15, 1점 차로 아쉽게 패배한 CJ드림스가 차지했다. CJ그룹 계열사 직장인이 주축인 CJ드림스는 예선에서 2승 1패를 기록해 조1위를 놓쳤지만 패자부활 제도를 통해 가까스로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결국 자신들에게 예선전 패배를 안겼던 ‘부장님 사랑해요’ 팀의 공동 3위를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CJ드림스에는 상금 50만원에 트로피와 부상이 주어졌다. 팀장 이일(32)씨는 “우승을 한발 앞두는가 했는데 결국 못 미쳐서 많이 아쉽지만 즐겁게 운동할 수 있어서 좋았다. 결승전 후반 좋은 흐름을 탔기 때문에 연장전까지 갔으면 우승할 수 있었을 텐데 종료 0.2초를 남기고 자유투를 놓쳐 아쉽다”며 “예선전에서 패배한 게 오히려 팀원들끼리 절치부심하는 기회로 작용해 준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에 많은 시민들이 오시고 경기장 전광판에 중계도 해 주셔서 영광스러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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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마련한 대회장 옆 ‘길거리 체육시설’에서 막대기를 이용해 즐겁게 운동을 하는 어린이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시에서 마련한 대회장 옆 ‘길거리 체육시설’에서 막대기를 이용해 즐겁게 운동을 하는 어린이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관중들 많아 더 재미있었던 대회”

공동 3위는 학창시절 친구들끼리 팀을 구성한 ‘부장님 사랑해요’와 경찰공무원들의 모임인 ‘LB POL’의 차지였다. 이 가운데 농구협회 심판진 투표를 통해 최우수선수상(MVP)은 관악경찰서 소속 심혁보(34)씨에게, 페어플레이상은 ‘부장님 사랑해요’에 돌아갔다. ‘부장님 사랑해요’의 팀장 김다현(25)씨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농구대회를 한다고 해서 어수선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많은 관중과 서울시에서 경기장 바로 옆에 마련한 ‘찾아가는 체육시설’ 등 볼거리 덕분에 즐거웠다”며 “다음 대회부터는 시간을 좀더 들여서라도 구별로 지역예선을 거쳐 더 많은 팀을 출전시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대회 참가자들은 ‘경기 중간 간식을 제공하면 더욱 좋겠다’ ‘전국대회로 개최하면 더 많은 참가자를 모을 수 있겠다’ 등의 의견을 냈다.

대회는 서울에 직장이 있거나 주소지를 둔 농구인들을 대상으로 개최됐다. 팀당 3명씩 출전해 하프코트로 경기를 펼쳤다. 프로농구에서의 3점슛은 2점, 2점슛은 1점으로 계산해 전·후반 7분씩 진행했다.

농구광인 개그맨 이영준(31)씨는 ‘맛깔 난’ 현장중계로 숨은 농구 실력과 말솜씨를 뽐냈다. 결승전 막판 맞바람이 불어닥치자 “이런 악조건조차 누구를 막론하고 똑같이 극복해야 하는 것”이라며 “직장에서 일해야 하는 입장이니 모쪼록 다치지 않고 경기를 마치기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대회를 후원한 서울시체육회 정창수 사무처장은 “스포츠를 통해 시민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물해야 할 터에 더없이 좋은 무대였다”며 “시내 직장인 대회인 S리그 장소를 내년부터 이곳으로 옮겨 치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7-04-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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