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무원들 야근 너무 잦고 윗분 눈치 많이 봐요”

“한국 공무원들 야근 너무 잦고 윗분 눈치 많이 봐요”

입력 2017-06-11 11:50
수정 2017-06-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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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청 근무 중국인 장치엔 씨…“시민에 친절한 것은 배울 점”

“한국 공무원들 너무 자주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 같아요”

경남 창원시청에서 7개월째 근무중인 중국 여성 공무원 장치엔(30·張천)씨의 눈에 비친 한국 공무원들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장 씨는 중국 산시(陝西)성 웨이난(渭南)시 외사판공실 직원이었다.

창원시와 웨이난시간 공무원 상호파견 협약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1년간 일정으로 창원시청에서 근무중이다.

웨이난시에도 창원시청 공무원 1명이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처음 왔을 때 창원시청 공무원들이 야근을 너무 자주 해 이상했어요. 늦게 퇴근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하는데 아이들은 누가 돌볼지 걱정스러울 정도로…”

이상하게 느낀 점은 이뿐이 아니다.

장 씨는 “중국 공무원들은 윗사람 눈치를 많이 안보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라며 “중국에서는 국장급이 제일 먼저 출근해 제일 늦게 퇴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주말에도 간부 혼자서 출근해 일하곤 한다”고 말했다.

단체생활(?)을 하는 창원시 공무원들 행태 역시 처음에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중국에서 5년간 공무원 생활하면서 점심이나 저녁까지 같이 먹는 경우가 많이 없었어요. 한국은 같은 계나 과 직원들이 항상 같이 모여 밥을 먹는게 신기했어요”

중국 거주 경험이 있어 장 씨와 함께 중국 관련 업무를 보는 심보영 주무관이 “중국에서는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에는 집으로 돌아가 식사를 해결한다. 점심시간도 2시간 정도로 길다”고 보충설명을 하자 장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말에 공무원들끼리 모여 체육대회를 하거나 등산을 가는 점도 처음에 이해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장 씨는 중국 공무원들이 한국 공무원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도 많다고 강조했다.

“일단 한국 공무원들은 중국 공무원들에 비해 옷차림이 단정합니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매우 친절한 것 같습니다”

“창원시청 당직실에 있던 공무원이 버스 노선을 묻는 시민 전화를 받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자세히 알려주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을 했는데 그런 분들이 있으니 창원시민들이 행복할 거 같아요”

중국 공무원들은 특별히 아는 사이가 아니면 인사를 잘 하지 않는데 한국 공무원들은 누구를 봐도 친절히 인사를 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공무원들이 가슴에 소속부서와 이름을 새긴 명패를 달고 근무하는 점도 신선했다고 말했다.

장 씨는 시안(西安)외국어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서점에서 한국어 회화책을 본 것을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 재학 시절 김해 인제대학교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해 한국 생활은 두 번째다.

처음 두 달간은 오전에 창원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오후에 시청에서 근무를 했다.

지금은 창원시청 인사조직과 국제협력 담당을 맡고 있다.

창원시는 중국과 교류가 많은 지자체다.

난퉁(南通), 마안산(馬鞍山), 수란(舒蘭), 푸순(撫順), 옌지(延吉), 웨이난(渭南)시 등이 창원시와 자매도시 또는 우호도시 관계다.

그는 주로 중국어 통·번역, 중국 방문단 방문 때 행사진행 등을 한다.

장 씨는 창원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으로 벚꽃이 만발한 4월의 진해를 꼽았다.

“중국에도 벚나무가 있지만 제가 살던 내륙인 웨이난시나 시안시에서는 벚나무를 잘 볼 수 없어요. 지난번 진해 군항제 때 시내 곳곳에 활짝 핀 벚꽃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그는 중국에 돌아가면 동료 공무원들에게 창원시청 파견 근무를 꼭 권하겠다고 말했다.

장 씨는 “다른 나라 생활도 체험하고 외국어도 배우고, 국제적인 안목을 높일 수 있는 창원시청 교환근무를 다른 공무원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 씨는 오는 11월 귀국한다.

그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지만 일을 열심히 하면서 여행도 자주 다니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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