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마라톤’ 증인신문에 난색…“박근혜-최순실 양측 협의를”

법원, ‘마라톤’ 증인신문에 난색…“박근혜-최순실 양측 협의를”

입력 2017-06-12 14:08
업데이트 2017-06-1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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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최악의 경우 증인신문만 1년”…일각에서 ‘시간 끌기’ 시각崔측 “언제든 협의 가능…정신과 치료받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빠듯한 일정을 호소하며 박 양측에 효율적인 증인신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2일 열린 속행공판에서 “최악의 경우 증인신문에만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은 공소사실이 많고 복잡한 데다 사건 관계인들이 많아 예정된 증인만 수백 명에 이른다.

통상 증인신문은 검찰과 특검 측의 주신문이 끝난 뒤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이 이어지는데, 박 전 대통령 측이 반대신문에 걸리는 예상시간만 6시간을 적어낸 경우도 있어 재판부가 난색을 보이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증인신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전체 일정이 뒤로 밀려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일각에선 변호인단이 ‘시간 끌기’ 전략을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구속 기소된 피고인은 최장 6개월까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 4월 17일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10월 중순 이후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풀려날 수도 있다.

재판부는 “박근혜 피고인 측의 반대신문 예정시간을 보니 최씨 측 예정시간의 3∼4배는 되는 것 같다”며 “한 증인에 대해 하루 6시간씩 반대신문을 하면 일주일에 3∼4명밖에 신문을 못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간까지 재판이 이뤄지면 피고인에게 가해지는 체력적 부담도 적지 않을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변호인단에 서로 간 ‘협의’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두 피고인이 모두 무죄를 주장해서 반대신문이 상당히 중복될 것 같다”며 “박근혜 피고인 측은 최씨 측과 협의하는 게 어렵다고 했는데, 신문 내용의 중복 여부를 협의하는 게 크게 이치에 어긋난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최씨와의 공모 관계 자체를 인정할 수 없는 만큼 최씨 측 변호인과 증인신문 일정 등을 협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절차 진행에 관한 협의마저 자칫 공모 관계를 뒷받침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재판부의 요청에 유 변호사는 “저희도 핵심 위주로 하고 싶은데 특검이나 검찰이 조사한 걸 보면 유도 신문이 많다”며 “검찰이나 특검도 공소사실만 물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공을 검찰 측에 넘겼다.

반면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변호인 상호 간의 협의는 언제든 가능하다. 저희는 마음을 열어놓은 상태라 재판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반응했다.

지난 5일 낙상에 따른 전신과 꼬리뼈 통증 등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던 최씨는 이날 법정에 나와 재판부에 직접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치과 치료 등을 이유로 15일 예정된 재판 일정을 조정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점도 밝혔다.

그는 “(의사) 선생님이 목요일밖에 (구치소에) 안 온다. 제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정신과 치료도 같이 받고 있다”며 “이화여대 재판에서도 양해를 구해서 한 번 (일정을) 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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