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공론화위 “공론화 설계 공부부터”

신고리 공론화위 “공론화 설계 공부부터”

이성원 기자
입력 2017-07-25 22:48
수정 2017-07-2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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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검토 착수… 내일 2차 회의

여론조사·소규모 집단토론 결합… ‘제임스 피시킨 방식’ 보완할 듯

신고리 5·6호기 공사의 중단 여부를 결정할 공론화위원회가 25일 공론화 설계에 앞서 자료 검토에 착수했다. 제임스 피시킨 스탠퍼드대 교수가 1988년 이론화한 공론조사 방식을 택하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방식을 보완한 뒤 ‘공론화 로드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위원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상근하지 않고 매주 목요일 정기회의를 열고 위원장 권한으로 수시회의를 열기로 했다. 27일 2차 회의에 앞서 공론화 설계에 필요한 공부부터 하겠다는 입장이다. 2차 회의에서는 갈등관리·여론조사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형 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제임스 피시킨의 공론조사 방식이 완벽한지 살펴보고, 이 방식이 이번 사안에 적합한지, 어떻게 하면 공정성 시비를 받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임스 피시킨의 공론조사 방식은 ‘숙의형 여론조사’로도 불린다. 일반적인 여론조사와 달리 일반 시민이 논의 과정에 참여하며, 1차 설문을 거쳐 표본집단을 추출하고 학습 및 토론, 2차 설문으로 진행된다. 과학적 여론조사와 소규모 집단 토론이 결합된 조사 방식이다. 일반 여론조사는 특정 이슈에 대해 한 차례 실시한 뒤 공표되지만, 공론조사는 두 번의 여론조사 중간에 소규모 집단 토론을 배치해 의견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토론을 기반으로 한 참여형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 30년간 20여개국에서 70여 차례 이 같은 방식의 공론조사가 실시됐다.

일본도 2012년 원전 발전 정책에 대한 공론조사를 벌였다. 전국 3000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시민배심원단 300명을 뽑아 소규모 집단 토론을 수차례 거쳐 의견을 가다듬었다. 당시 조사는 ▲원전 완전 폐기 ▲40년 이상 가동된 원전 폐기 ▲원전 의존도 점진적 하향이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진행됐다. 원전 완전 폐기를 지지하는 비중이 32.6%였지만, 마지막 조사에선 46.7%로 증가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는 전면 중단한다는 게 제 공약이었지만, 밀어붙이지 않고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며 “공론조사에서 가부 결정이 나오면 받아들여져야 하며, 앞으로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7-07-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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