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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후 네 번째 생일인데…차가운 곳에 더 둘 수 없어”

“세월호 참사 후 네 번째 생일인데…차가운 곳에 더 둘 수 없어”

입력 2017-09-22 17:00
업데이트 2017-09-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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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서 3년 만에 돌아온 아이들, 이제라도 따뜻한 곳 가길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이번이 네 번째 맞는 생일인데 더는 차가운 곳에 둘 수가 없었어요.”

세월호 안에서 3년 만에 수습된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유골이 서울로 옮겨진다.

22일 목포신항에 체류 중인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연분홍색 털실로 부지런히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딸의 관 바닥에 깔아줄 포근한 ‘털실 이불’을 만들어주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하루종일 바늘 코를 꿰었다.

이씨는 “은화가 추위를 많이 탔다. 그런 애를 3년 반을 차가운 세월호와 안치실에 있게 해서 너무 미안해 무엇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다가 딸이 좋아하던 색깔 실로 뜨개질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지인인 한 여전도사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의 유해와 함께 넣어줄 옷을 골랐다.

수학여행을 위해 트레이닝복을 입고 집을 나섰던 딸들이 예쁜 옷을 입고 좋은 곳으로 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순백의 원피스를 골랐다.

이씨와 박씨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3년 반동안 진도 실내체육관·팽목항·목포신항을 지키다가 이곳을 떠나는 심경을 전했다.

이들 어머니는 글을 통해 ‘아홉분의 미수습자가 다 돌아올 때까지 목포신항에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매일 차가운 냉동고 앞을 지나치며 이제는 은화·다윤이를 평온하게 보낼 때가 됐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어머니들은 ‘5월 10일 은화, 5월 14일 다윤이가 수습됐지만 아직 다섯 분이 수습되지 못 하고 있다’며 ‘누구보다도 그 처절함을 경험했기에 남은 미수습자 가족들을 두고 떠나는 것이 가슴이 찢어진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어머니들은 ‘미수습자 가족들께 거듭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킨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죄송한 마음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그동안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함께 하셨던 모든 분에게 마지막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서도 끝까지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다윤이가 사고 후 네 번째 생일(10월 1일)마저 차갑고 무서운 곳에서 보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른 가족들께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엄마로서 이것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경을 헤아려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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