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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자살시도 홀로 생존한 70대, 36년 만에 치료비 갚아

딸과 자살시도 홀로 생존한 70대, 36년 만에 치료비 갚아

입력 2017-09-29 14:51
업데이트 2017-09-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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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병원 치료 중 수감, 죗값 치르고 ‘마음의 빚’ 청산

불우한 가정사를 비관해 딸과 극단적 선택을 했다가 홀로 생존한 70대 할머니가 36년 만에 치료비 일부를 갚았다.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은 전북에 사는 A(75·여)씨.

A씨는 39세 때인 1981년 11월 남편과 헤어진 뒤 모진 마음을 먹었다. 딸(당시 10세)과 함께 죽으려고 방안에 연탄불을 피웠다.

이들은 이튿날 이웃에게 발견돼 전주 예수병원으로 실려 왔다.

응급처치했지만 딸은 안타깝게 숨을 거뒀고 A씨만이 겨우 목숨을 건졌다.

당시 전북에서 유일하게 대형 산소치료 탱크가 있던 예수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두 달간 병간호해줄 사람 없이 투병했고 치료를 마치기 전 전주교도소에서 죗값을 치렀다. 그렇게 1년 6개월간 실형을 살았다.

출소 후 그는 전세금 30만원을 빼서 병원에 치료비를 내려고 했지만, 주인은 이를 거부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A씨는 죽지 못해 살았다.

가스 중독 후유증으로 성치 않은 몸으로 힘들게 농사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 재혼한 남편과는 10년 전 사별했다.

이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아오던 중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신체 여덟 군데가 부러진 큰 사고였다. 그러고 얼마 되지 않은 사고 보상금을 손에 쥐었다.

그는 지난 28일 전주 예수병원을 찾아 보상금 중 일부인 100만원이 든 꼬깃꼬깃한 편지봉투를 내밀었다. 36년 전 미처 내지 못한 치료비였다.

A씨는 “요즘 건강이 좋지 않아 언제 죽을지 모른다”며 “큰돈은 아니나 죽기 전에 치료비를 꼭 갚아 마음의 빚을 덜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수병원은 불우환자를 위해 이 돈을 쓰기로 했다. 건강이 나쁜 A씨에겐 무료 종합건강검진과 치료를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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