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서 여객기·군용기 충돌할 뻔… 활주로 1시간 폐쇄

제주공항서 여객기·군용기 충돌할 뻔… 활주로 1시간 폐쇄

황경근 기자
입력 2017-09-29 22:30
수정 2017-09-2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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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 실수인 듯… 귀성객 불편

제주국제공항에서 29일 이륙 준비 중이던 민항기와 군용기가 서로 충돌하는 큰 사고가 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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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제주국제공항에서 김해로 출발하려던 제주항공 7C510편이 활주로에서 이동 조치되자 승객들이 여객기에서 내리고 있다. 이 항공기는 이날 오후 3시 35분쯤 이륙 도중 타이어가 파손돼 1시간가량 활주로를 가로막았고, 다른 항공편도 무더기로 출발이 지연됐다. 제주 연합뉴스
29일 제주국제공항에서 김해로 출발하려던 제주항공 7C510편이 활주로에서 이동 조치되자 승객들이 여객기에서 내리고 있다. 이 항공기는 이날 오후 3시 35분쯤 이륙 도중 타이어가 파손돼 1시간가량 활주로를 가로막았고, 다른 항공편도 무더기로 출발이 지연됐다.
제주 연합뉴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와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5분쯤 승객 185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김해로 가기 위해 이륙을 준비 중이던 제주항공 7C510편이 갑자기 활주로에 멈춰 서면서 4시부터 1시간여 동안 제주공항 활주로가 일시 폐쇄됐다.

제주항공 측은 “관제실에서 정상 이륙 허가를 받고서 이륙을 위한 주행을 하다가 해군 군용기가 남북 활주로에서 동서 활주로 쪽으로 이동해 오는 것을 보고 조종사가 급제동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후 제주항공 측은 이륙 주행을 하던 중 갑자기 관제실에서 급제동을 지시했다고 밝혔으나 군용기와 충돌을 우려한 기장 판단으로 급제동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당시 제주공항 남북활주로에서는 해군 6전단 소속 P3항공기가 진입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측은 “장비 점검차 활주로를 이동하던 해군 초계기가 제주항공 항공기와 마주친 것은 맞지만 당시 관제실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항공기가 모두 관제실의 지시에 따라 같은 시간대에 활주로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 이날 사고는 제주공항의 관제 실수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급제동으로 타이어가 파손된 채 동서 활주로에 멈춰 선 항공기를 주기장으로 이동시킨 후 이날 오후 5시 13분부터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다. 바람이 잦은 제주공항은 다른 지역 공항과는 달리 동서 3.2㎞의 활주로와 남북 1.9㎞의 활주로가 교차하는 형태로 설치돼 있다. 여객기는 평소 동서 활주로를 이용하고 이륙거리가 짧은 소형 항공기는 남북 활주로를 이용하기도 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조사위원회는 이날 제주공항에 조사관을 급파해 자세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이날 사고로 제주에서 출발하려던 여객기 45편이 지연 운항했고 제주 도착 여객기 15편이 제주공항에 착륙하지 못해 회항했고 25편은 지연돼 귀성객과 관광객 등 1만여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2017-09-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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