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블랙리스트 핵심 물증’ 행정처 컴퓨터 검증 본격화

‘사법부 블랙리스트 핵심 물증’ 행정처 컴퓨터 검증 본격화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1-30 10:38
업데이트 2017-11-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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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조사위, 하드디스크 건네받아…‘당사자 동의 없이 컴퓨터 개봉’ 지적도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의 판사들에 대한 뒷조사 문건을 작성했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 중인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문건이 저장된 것으로 의심받는 행정처 컴퓨터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가조사위는 29일 법원행정처로부터 컴퓨터 3대의 하드디스크 복사본을 건네받아 검증하고 있다. 이규진 전 대법원 상임양형위원과 법원행정처 심의관 두 명의 컴퓨터인 것으로 전해졌다.

컴퓨터에는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를 복구할 수 없도록 하는 ‘디가우징’(degaussing) 등이 시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저장내용의 복원 등 검증 절차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가조사위와 법원행정처는 공정한 조사를 위해 구체적인 조사상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혹은 올해 초 법원행정처 제2기획심의관으로 발령받았다 취소된 이탄희 판사가 이규진 전 위원으로부터 행정처 컴퓨터에 ‘뒷조사 문건’이 저장돼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인복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한 법원 진상조사위가 당시 조사를 벌여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놓았지만, 행정처 컴퓨터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선 판사들의 추가조사 요구가 잇따랐다.

이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최근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위원장으로 한 추가조사위를 구성한 후 추가조사를 지시했다.

일각에서는 추가조사위가 컴퓨터를 사용했던 판사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하드디스크 자료를 열어봤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 조짐을 보인다.

법원행정처 공용 컴퓨터인 만큼 당사자 동의가 없어도 된다는 의견과 컴퓨터 내에 사적인 자료가 있을 수 있어 동의 없이 개봉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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