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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성추행 당시 많은 사람들 있었지만 말리지 않아”

서지현 검사 “성추행 당시 많은 사람들 있었지만 말리지 않아”

이혜리 기자
입력 2018-01-29 20:59
업데이트 2018-01-2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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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한 현직 여성 검사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심경을 고백했다.
서지현 검사
서지현 검사 jtbc 뉴스룸 캡처
서지현 검사는 29일 방송된 뉴스룸에서 “서울북부지검에서 근무했던 2010년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방송에 직접 출연한 계기에 대해 서 검사는 “사실 글을 올릴 때까지도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주위에서 피해자가 직접 나가서 이야기를 해야만 진실성에 무게를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해 용기를 얻고 나왔다”고 고백했다.

서 검사는 “사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제가 범죄 피해를 입었고, 또 성폭력 피해를 입었음에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 굉장히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구나라는 자책감에 괴로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나와서 범죄 피해자분들,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나왔다. 그것을 깨닫는 데 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 모 검사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 모 검찰 간부가 동석을 했다.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며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떠올리기 힘든 기억이다. 옆자리에서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 시간 동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옆에 법무부 장관도 있었고 주위에 검사들이 많아 손을 피하려 노력했을 뿐 대놓고 항의를 하지는 못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서 검사는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지 않아 환각을 느끼는 거라 생각했다”며 “당시 안 모 검사가 술에 상당히 취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후 소속 검찰청 간부를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됐지만, 안 모 검사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고 오히려 2014년 사무감사에서 검찰총장 경고를 받은 뒤 2015년 원치 않는 지방 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검찰 조직 내에 성폭행 사건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제가 함부로 이야기 할 수는 없다”며 “‘성추행 사실을 문제 삼은 여검사에게 잘나가는 남(男) 검사의 발목을 잡는 꽃뱀’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 검사는 “가해자가 종교를 통해 회개하고 종교 구원받았다고 간증하고 다닌다고 들었다.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또 성범죄 피해자들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는 말씀을 꼭 해드리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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