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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이틀 만에 노모가 가시다니”…눈시울 붉힌 초로의 네 아들(종합)

“입원 이틀 만에 노모가 가시다니”…눈시울 붉힌 초로의 네 아들(종합)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9 11:28
업데이트 2018-01-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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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0도의 매서운 추위 속에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숨진 이들에 대한 눈물의 장례식이 이틀째 이어졌다.

29일 오전 9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한솔병원장례식장에서 세종병원 화재로 희생된 이안금(83·여)씨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 씨는 화재 참사 이틀 전인 지난 24일 몸이 편치 않아 세종병원에 입원했다. 상태가 심각한 정도는 아니어서 병원에서 일주일가량 쉬면서 회복할 계획이었다.

세종병원 5층에 입원 중이었던 이 씨는 화재 당시 유독 가스를 들이마셔 변을 당했다.

영결식장에서 4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 네 아들이 노모를 떠나보내며 오열했다.

차남 윤모(55)씨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말할 수 없이 안타깝고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45분께 경남 밀양시 농협장례식장에서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류분남(91·여)씨 발인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빈소를 나선 류 씨 유족 10여명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류 씨는 입원 이틀 만에 세종병원을 덮친 화마로 유명을 달리했다.

원래 경남 창녕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다가 추운 날씨 때문인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 급히 병원을 찾아 입원한 상황이었다.

류 씨의 한 친척은 “고인은 평소 인자하고 온화한 성품이라 가족이나 친지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다”며 “추석 때 만나 ‘오래 사실 겁니다’라고 덕담을 건넨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일을 당하시니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류 씨가 화재 당시 세종병원에 입원한 사실도 몰랐다. 평소처럼 창녕 요양원에 머물고 있을 거로 생각해 뉴스를 통해 화재 소식을 접하고도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 주변 친척들로부터 “큰일 났다”는 전화를 받은 뒤 출장 갔던 충남 서산에서 바로 차를 돌려 밀양으로 달려와 발인일까지 빈소를 지켰다.

밖에 드러내기 힘들고 감당할 수 없는 큰 상실감 때문일까.

유족들이 관을 운구차에 실어 화장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흐느끼거나 오열하는 이는 없었으나 일부 유족의 눈가엔 눈물 자국이 얼룩져 있었다.

화장장에서도 유족들은 목놓아 우는 대신 조용히 흐느끼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날 류 씨를 비롯해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15명의 장례가 치러진다. 이들의 빈소는 밀양시, 김해시, 부산시 등지 장례식장 9곳에 분산됐다.

사망자 한 명은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장례식장에 시신을 안치했다가 바로 장례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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