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주민은 ‘씁쓸’…일부 시민은 “관심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밤사이 구속되자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경북 포항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과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엇갈렸다.이명박 전 대통령 고향 덕실마을
이명박 전 대통령 고향 마을인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 이정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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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터로 나가거나 외부 접촉을 꺼리며 대문을 닫은 주민이 많아 마을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한 주민(60·여)은 “예상은 했지만 정작 이렇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며 “남편은 이 전 대통령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도 말을 잘 꺼내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며칠 전부터 기자들이 찾아와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데 오늘은 일찍 밭으로 나왔다”며 “사람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집 안에서 지낸다. 덕실관도 어제 문을 닫아버렸다”고 말했다.
관광편의시설인 덕실관에는 ‘임시휴관’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다른 주민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이제 고향 사람들 아니고는 모두 외면하는 것 같다”고 했다.
덕실마을 출신으로 다른 마을에 사는 이모(83)씨는 “그렇게 좋지 않은 일을 많이 했는데 어쩌겠나”라며 씁쓸해했다.
이 전 대통령 구속에 포항 민심을 연계하는 데 불만을 나타내는 시민도 있었다.
한 60대 포항시민은 “이 전 대통령이 포항을 고향이라고 하면서도 얼마나 관심을 가졌느냐”며 “지진 때도, 그 전에도 특별히 고향에 애정을 보여준 일이 없어 포항에서는 민심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56)은 “이 전 대통령 구속 여부에 다들 관심이 없다”며 “자기가 한 일에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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