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드루킹 2008년부터 초기 공진모 창설, 일찍부터 사조직 꾀했나

[단독] 드루킹 2008년부터 초기 공진모 창설, 일찍부터 사조직 꾀했나

이주원 기자
입력 2018-04-18 20:28
업데이트 2018-04-1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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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리고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출입 계단에 댓글 조작을 규탄하는 손팻말들이 걸려 있다. 2018.4.16/뉴스1
문재인정부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리고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출입 계단에 댓글 조작을 규탄하는 손팻말들이 걸려 있다. 2018.4.16/뉴스1
인터넷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김동원(49·필명 드루킹)씨가 2006년 경제정보 공유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 온라인 카페에서 친분을 쌓은 회원들과 초기 ‘경제 공진화를 위한 모임’(공진모)을 창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일찍 사조직 구성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2006년 설립된 경제 정보 공유 카페인 ‘아름사’(아름다운 집 행복한 사람들)에서 2008년 하반기까지 활동했다. 당시 그는 주식차트 분석글을 주로 게시하며 카페 회원들과 교류를 이어갔다. 이 카페에서도 그는 ‘드루킹’이란 아이디로 활동했다.

그는 2008년부터 카페에서 지속적으로 부동산 폭락을 예고하는 주장을 펼쳤다. 실제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며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자 본격적으로 회원들의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김씨의 주장이 우연히 들어맞으며 회원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는 이 카페에서 회원들의 사주도 봐주는 등 여러 가지로 기괴한 모습을 보였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글을 게시하기도 했고, 이명박 정부를 향해선 “청와대 인사들이 전부 투기꾼이거나 투기로 돈을 번 사람들”이라며 비판하는 글도 남겼다.

하지만 카페 운영진과의 갈등과 자신의 의견에 이견을 제시한 회원들에게 거부감을 보였던 김씨는 직접 카페를 운영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말에 동조했던 아름사 카페 회원 30여명과 함께 2008년 겨울 초창기 공진모를 창설했다. 2014년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공진모에 앞서 설립된 것으로, 김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이른 시기에 사조직 구성을 꾀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자신이 남긴 글들을 삭제하는 등의 행동도 보였다.

김씨는 2009년 당시 초기 공진모 카페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망한다. 달러를 사야 한다”며 회원들에게 달러 구매를 촉구했다. 그는 환율이 4000원을 돌파한다며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원화로 4억원 상당의 달러를 구매해 1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피해자도 발생했다.

그는 또 회원들에게 “2010년도에 남북이 통일되면 파주 운정신도시가 수도가 되며, 초기 대통령은 노무현이 될 것이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 같은 김씨의 잘못된 분석과 허무맹랑한 주장에 맞서는 회원들이 대립각을 세우자 김씨는 이들을 카페에서 강제탈퇴를 시키며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초기 공진모 카페 활동을 했던 한 회원은 “초창기 공진모의 목적은 정보공유 등 순수한 목적이었다”며 “어느 순간 보니 김씨가 파워블로거가 돼 있고 카페가 사조직·점조직화 돼서 커져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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