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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상처 간직한 판문점과 사연 있는 다리들

[남북정상회담] 상처 간직한 판문점과 사연 있는 다리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27 11:17
업데이트 2018-04-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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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경기도 파주 군사분계선(MDL)에 있는 판문점에서 열렸다.

회담이 열리는 판문점과 주변은 6·25 전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된 곳으로 지난 60여 년간 분단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판문점은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라는 우리 주소와 ‘황해북도 개성특급시 판문점리’라는 북한 주소 등 2개의 주소를 가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판문점이라는 이름은 6·25 전쟁과 함께 탄생했다.

전쟁 전에는 어룡리란 행정구역명 외에 ‘널문리’라 불렸다.

1592년 4월 임진왜란으로 피난길에 오른 선조의 어가가 임진강에 가로막히자 백성들의 집 문을 부수어 다리를 놓았다 해서 널문리란 지명을 갖게 됐다고 한다. 널빤지로 만든 대문을 뜯어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1951년 10월 25일 널문리에서 휴전회담이 시작되자 중공군이 찾아오기 쉽도록 널문리를 한자로 표기, ‘판문점(板門店)’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판문점과 그 주변에는 분단의 비극을 상징하는 다리들이 있다.

판문점에는 남북을 가로질러 남북공동경비구역(JSA) 서쪽으로 사천(砂川)이 흐른다. 이곳을 건너려면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원래 놓인 다리의 이름은 ‘널문다리’였다.

그러나 1953년 7월 휴전협정 뒤 이 다리에서 포로 교환이 이뤄지며 ‘한 번 건너면 돌아올 수 없다’고 해 ‘돌아오지 않는 다리’라 불리게 됐다.

1968년 북한에 납치된 미국 푸에블루호 선원들도 이 다리로 돌아왔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폐쇄됐다.

이 사건은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부근에서 시야 확보를 위해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유엔사 경비병을 북한군 수십 명이 도끼 등으로 살해한 사건이다.

이 사건 직후 유엔군사령부가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을 구분할 것을 요구, 북한은 JSA 북쪽 구역에 ‘72시간 다리’를 새로 놓았다. 이름은 72시간 만에 건설했다고 해서 붙여졌다.

판문점 남쪽 임진강에는 포로 교환 때 국군포로 1만2천773명이 건너온 ‘자유의 다리’가 있다.

당시 임진강에는 경의선 철교가 상·하행선으로 2개가 있었으나 폭격으로 기둥만 남았다. 전쟁 포로들이 강을 건널 수 있도록 서쪽 다리 기둥 위에 철교를 복구하고 나무를 짜 맞춰 임시 다리를 설치했는데 이 다리가 자유의 다리다.

현재 놓인 경의선 철교는 2000년에 복구한 것이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나 ‘자유의 다리’ 등은 남북 대치 상황에서 통행이 단절된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1953년생 소나무 공동식수를 하고 판문점 ‘도보 다리’까지 친교 산책을 한다.

도보 다리는 이전의 다리들과는 달리 새로운 평화를 상징하며 통행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물이 된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도보 다리는 판문점 군사분계선 위에 지어진 T1∼T3 건물과 그 동쪽 JSA 남쪽 구역에 떨어져 있는 중립국감독위원회 사무실 사이에 놓인 길이 50m가량의 작은 다리다. 중감위 위원들이 회담장 이동 때 이용하는 다리다.

정전협정 체결 때만 해도 다리 아래로 실개천이 흘렀으나 지금은 습지만 형성돼 있다. 이 다리를 이용하지 않으면 습지 때문에 빙 돌아가야 한다

도보 다리는 유엔군사령부에서 ‘풋 브리지’(Foot Bridge)로 부르는 것을 우리 말로 옮긴 것으로 유엔사 관리 시설임을 알리는 푸른색으로 칠해져 있어 ‘블루 브리지’(Blue Bridge)라고도 불린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도보 다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 그 자체를 상징하는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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