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대입] ‘정시 30%’ 방안에 대학들 “어렵지만 따를 수밖에”

[2022대입] ‘정시 30%’ 방안에 대학들 “어렵지만 따를 수밖에”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17 15:40
수정 2018-08-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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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소통 부족…인위적 방안” 지적…학생기록부 축소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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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Ⅱ 수업 받는 학생들
과학Ⅱ 수업 받는 학생들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발표한 17일 충남 공주시 한일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과학Ⅱ 수업을 받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서 수학 기하와 과학Ⅱ는 수능 출제범위에 남았다. 2018.8.17 연합뉴스
교육부가 수능 전형 비율을 30%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한 17일 주요 대학들은 “쉽지 않지만 따를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시 모집 비율이 30%를 넘지 않은 주요 대학에서는 교육부의 권고를 따르는 것이 일괄적으로 모집 비율만 늘리면 되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이날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리도록 각 대학에 권고하고, 이를 충족한 대학만 재정지원사업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2020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을 발표하면서 정시 모집 비율을 21.5% 정한 서울대는 당장 정시 비율을 최소 8.5% 포인트나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육부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부터 자유로운 대학은 대한민국에 한 곳도 없을 것이다. 결국 30%를 모든 대학이 수용할 것”이라며 “서울대 입장에서는 당연히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30%로 늘리려면 본부가 일괄적으로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아닌 모집단위별로 학부나 학과에 요청하고 설득해야 한다”면서 “어렵겠지만 국립대인 서울대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주요 사립대인 A대학 입학처장은 “밖에서는 1∼2% 비율을 늘리는 게 뭐가 어렵겠냐고 말하겠지만, 대학에는 상당히 버거운 일”이라며 “대학 입시전형은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매년 현장의 의견과 학생들의 입시 결과를 토대로 서서히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0%를 맞추기 위해 지원사업을 조건으로 내건 것은 교육부가 대학을 돈으로 길들이는 모양새로 보여 상당히 창피한 일”이라며 “이번 방안은 교육부가 대학과 소통이나 논의를 통해 만들어낸 안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든 안”이라고 지적했다.

B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신입생 비율 중 예체능계가 많은 대학일수록 정시 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체능 특성상 수능 점수보다 실기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교육부 권고안에 따라야 하므로 학과별로 논의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시 비율이 20%가 되지 않는 고려대의 관계자는 “교육부 권고가 나와서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교육부 권고안을 두고 논의를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정시 모집 비율이 30%를 넘는 대학들은 교육부의 이번 발표와 관련,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 분량을 축소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A대학 입학처장은 “학생기록부 축소화는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사용하는 도구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축소가 아니라 학생기록부를 어떻게 내실화할지를 생각해야 했다. 단순화가 내실화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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