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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동 전처 살인범’ 딸 “심판해달라…어버이날, 엄마 그립다”

‘등촌동 전처 살인범’ 딸 “심판해달라…어버이날, 엄마 그립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5-08 13:57
업데이트 2019-05-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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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재판서 직접 의견 밝혀…“피고인, 오직 형량 감경 위해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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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법원은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18.10.25  연합뉴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법원은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18.10.25
연합뉴스
‘아빠를 사형시켜달라’는 청와대 청원으로 국민을 안타깝게 했던 ‘등촌동 전처 살인범’ 김모(50)씨의 딸이 항소심 재판부에 다시 한번 아버지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김씨의 큰딸은 8일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아버지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 직접 의견을 밝혔다.

딸은 “저희는 피고인을 용서할 수도 없고, 용서할 마음도 없다”며 “결혼생활 동안 피고인이 가족에게 행한 무분별한 폭력과 엄마가 겪었을 끔찍했던 생활을 돌이켜보면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저희는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살인자는 저희가 가장 잘 안다”며 “폭력적이고 주도면밀한 성격으로 법망을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고, 출소 이후 재범할 우려로 제 가족들은 너무 고통스럽고 앞날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김씨가 반성문을 제출한 것을 두고도 “오직 형량을 감경받을 목적으로 본인을 위해 제출한 것”이라며 “누구도 반성문으로 생명을 살릴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씨의 딸은 “저희 엄마는 차디찬 주차장에서 13차례 흉기에 찔리며 수 시간 방치된 채로 유명을 달리하셨다”며 “사랑하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할머니, 엄마를 잃고 평생 살아갈 저희 자매를 위해서라도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살인자에게 온당한 심판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어버이날인데, 엄마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싶고, 너무 그립고 보고싶다”고 말을 맺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22일 오전 4시 45분께 등촌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전 부인의 승용차에 몰래 GPS를 장착해 실시간으로 동선을 파악했고, 신원을 숨기려 가발을 쓰고 접근해 미리 준비한 흉기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의 딸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를 엄벌해달라는 청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검찰은 구형에서 “회복 불가능한 생명권을 침해한 중대 범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책임을 물어달라”며 항소심 재판부에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부부의 연을 맺어 세 딸을 키우며 희로애락을 함께 한 전처의 생명을 빼앗고 사회에 충격을 안긴 제 죄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며 울먹였다.

그는 자신의 엄벌을 호소한 세 딸을 ‘보물’이라고 칭하며 “천사 같은 세 딸에게도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리석은 지난날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하늘이 제게 허락한 시간이 다 될 때까지 반성과 속죄하며 살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피해자의 어머니는 “무슨 죄가 있어 죽였느냐”, “살인자야 책임져라”는 등의 욕설을 김씨에게 쏟아내 거듭 제지를 받았다.

재판부는 내달 14일 오후 김씨에 대한 선고를 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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