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약국 평일·주말 첫날보다 여유…‘알림 앱’ 재고도 정확하게 떠
“마스크 있어요? 어휴, 다행이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약국. 마스크 구매에 성공한 직장인 김근우(66)씨는 “공적마스크 판매처 확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물량 충분’이라고 떠 바로 차를 타고 왔다”면서 “이렇게라도 마스크를 살 수 있어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 약국에는 5분 간격으로 손님이 3명 정도 다녀갔다. 내부에는 대기자가 5명 정도 있었지만 평일처럼 약국 밖까지 길게 줄을 서지는 않았다.
이 약국 약사는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한 이후 이렇게 한산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오전 10시 30분에 판매를 시작했는데 총 250장 중 1시간 동안 100장이 나갔다”고 말했다.
이날은 출생연도에 따라 공적 마스크 구매 일자를 달리 정한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 첫 주말이자 일요일이다. 주말에는 주중 출생연도에 해당하는 요일에 공적 마스크를 사지 못한 이들이 출생연도에 상관없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주말 첫날이자 토요일인 전날에는 주중에 마스크를 사지 못했던 시민들로 서울 시내 약국이 북새통을 이뤘지만, 하루 뒤인 이날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오전 9시에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다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약국은 판매 개시 1시간 30여분이 지난 뒤에도 마스크 물량이 50여장 남아 있었다.
약사는 “오늘은 지금까지 수량이 남아 있고 사람들이 줄도 서지 않아 여유 있는 편”이라며 “어제는 이것보다 훨씬 빨리 매진됐다”고 말했다.
영등포동의 약국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지역의 한 약국 약사는 “오늘 오전 10시부터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는데 약국 앞에 줄 서는 사람도 없고 물량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 약국에서 마스크를 산 회사원 이모(28)씨는 “평일에는 가는 곳마다 마스크가 다 팔린 상태여서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며 “주말에라도 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비교적 줄을 길게 선 약국에서도 마스크를 못 사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오전 11시부터 마스크 400장을 팔기 시작한 중랑구 중화1동의 한 약국 앞에는 시민 4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고 “샀어, 샀어” 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지 40여분 만에 줄을 선 시민은 10여명 정도만 남았고, 마스크를 사지 못하고 돌아간 이들은 없었다.
약사 최모씨는 “평소 같으면 30분이면 동이 났을 텐데, 오늘은 판매를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40매가 남았다”고 말했다.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승현약국 약사 서승현(84)씨는 “아까 10명 정도 마스크를 사 갔고, 지금은 손님이 한 명도 없다”고 전했다.
또 공적 마스크 판매처 위치와 재고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웹 서비스가 부정확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마스크 재고 현황을 실제와 동일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오전 11시 10분께 성동구 행당동의 한 약국에는 마스크를 사러 온 손님들이 꾸준히 들어왔다.
이 약국을 찾은 김모(29)씨는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인터넷에서 마스크 보유 현황을 보고, 이 약국에 100개 이상 남았다고 뜨길래 급하게 내려서 사러 왔다”고 말했다.
행당동의 또 다른 약국을 방문한 주민 김연배(43)씨는 “어제는 근처 약국에 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늘 다시 왔다”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재고를 보고 왔는데 수량이 정확하게 나와 있어서 구매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마포구 공덕동의 한 약국 앞에는 1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주민 박모(56)씨는 “다른 약국에 줄을 선 사람이 없다는 얘길 듣고 가던 길에 이 약국도 줄이 별로 없어서 바로 들어가서 샀다. 온라인에서 재고 검색을 해보니 100개가 넘게 있더라”고 말했다.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약국도 10명이 채 되지 않는 사람들이 약국 안에서 마스크를 사고 있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는 이 약국의 마스크 재고가 충분하다고 떠 있었다.
영등포구에서 마스크를 사러 왔다는 윤영옥(63)씨는 “일부러 약국이 많은 종로5가로 왔다”며 “오늘은 사람도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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