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관광지 밀착 줄서기, NO 마스크… “재확산 경계심 가져야”

시장·관광지 밀착 줄서기, NO 마스크… “재확산 경계심 가져야”

한찬규 기자
입력 2020-05-04 22:32
업데이트 2020-05-0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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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일상, 벌써 느슨해진 거리두기

재개장 대구 야시장 하루 3만명 문전성시
제주·동해 관광객들 마스크 안 쓰고 활보
서울 청계천 인파 2배… 백화점도 북적
다닥다닥 붙어 사진 촬영… 경계심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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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문을 닫은 지 70일 만에 재개장한 대구 서문야시장이 몰려든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곳곳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밀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대구시 제공
지난 1일 문을 닫은 지 70일 만에 재개장한 대구 서문야시장이 몰려든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곳곳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밀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대구시 제공
5일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를 앞두고 ‘마스크 인파’가 종적을 감췄다. 지난달 말 황금연휴를 앞뒀을 때만 하더라도 열에 아홉은 마스크를 쓰고 외출한 모습이었으나 날이 더워진 가운데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벌써부터 느슨해진 모습이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안도감만큼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던 대구 서문야시장과 칠성야시장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며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1일 70일 만에 재개장한 뒤 매일 하루 3만명이 넘게 찾는 등 발 디딜 틈이 없다. 서문시장 내 점포 매대마다 음식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이 밀착하며 줄을 서는 모습이다.

지난 3일 밤 서문야시장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6일부터 생활방역 체제로 바뀌면 마스크는 안 쓰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두 팔 간격으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데 시장은 사람이 워낙 많아 준수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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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그늘막 텐트를 치고 황금연휴를 즐기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황금연휴가 끝나는 5일까지 이어지고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 뉴스1
4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그늘막 텐트를 치고 황금연휴를 즐기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황금연휴가 끝나는 5일까지 이어지고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
뉴스1
제주도는 4일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황금연휴에 20만명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는 등 다른 지역과 달리 유동 인구가 많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실외 관광지 방문객 10명 중 4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했다.

여행객 김모(44·대구시)씨는 “유명 관광지는 가는 곳마다 마스크 착용은 물론 거리두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이런 상황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관광객이 몰린 강원도 동해안에선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은 열에 두셋 정도로 드물게 눈에 띄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 속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턱에 걸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닭강정 등으로 유명한 인천 신포시장은 얼핏 보기에도 마스크 착용률이 50%를 넘지 못했다. 인천 중구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권유하고 있지만 ‘입장 거부’와 같은 강제력이 없다 보니 계도를 할 때뿐 돌아서면 마스크를 벗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공격적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 활동을 벌인 전북도 마찬가지다. 이날 모악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산에 오르려면 숨이 차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일절 쓰지 않고 삼삼오오 정상으로 향했다. 전북도청 앞 전주시 효자동 서부신시가지를 오가는 사람들의 70%가량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전북도 관계자는 “공공기관 정도만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준수하는 분위기”라고 걱정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청계천을 찾은 인파는 지난달보다 2배가량 늘었다. 청계천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날이 따뜻해진 데다 황금연휴를 맞아 지난달 대비 시간별 사람들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다고 하니 경계심이 없어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쯤 모전교~광통교까지 175m 구간에 60여명이 몰려 있었는데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없고 밀착하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백화점 내 카페에서 만난 신모(38)씨는 “국내 신규 확진환자도 거의 없는 만큼 이제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주위에서도 해외여행은 자제하지만 쇼핑, 나들이, 만남 등 일상 활동은 예전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생활방역이란 명칭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며 ‘생활방역’이란 말 대신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체제 명칭을 바꿨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전국종합
2020-05-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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