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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효과’ 덕에 조용했던 확진자 투표...집에서 비닐장갑 끼고 오기도

‘학습효과’ 덕에 조용했던 확진자 투표...집에서 비닐장갑 끼고 오기도

손지민, 최영권, 곽소영 기자
입력 2022-03-09 21:49
업데이트 2022-03-09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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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교훈 덕에 장시간 대기 없어
방호복·얼굴보호대로 중무장한 선거원
확진자 “거의 나았다”며 선거원 안심
“이렇게라도 한 표 행사할 수 있어 다행”
확진자 투표가 시작된 9일 오후 6시 삼성2동주민센터 1층에서 선거운동원이 레벨디 방호복과 페이스 쉴드를 착용한 모습. 최영권 기자
확진자 투표가 시작된 9일 오후 6시 삼성2동주민센터 1층에서 선거운동원이 레벨디 방호복과 페이스 쉴드를 착용한 모습.
최영권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망원2동 제3투표소. 코로나19 확진자들이 흰색 방호복을 쓴 투표 사무원에게 외출 승인 문자와 격리 통지서를 보여준 뒤 하나둘씩 입장했다. 일반 유권자와 달리 길게 줄을 서진 않았다. 대부분 자차를 끌고 왔으며 집에서 아예 비닐장갑을 끼고 온 유권자도 있었다. 오후 6시 30분쯤 투표소 안은 한산해지기 시작했고 날이 어둑해진 7시쯤에는 발걸음이 뚝 끊겼다. 한 유권자는 “격리통지서를 회사에 두고 왔다”면서 “문자와 신분증을 대신 보여줘도 되냐”고 묻고 투표소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사무원들은 7시 15분쯤부터는 바닥에 붙인 안내 스티커를 제거하는 등 주변을 슬슬 정리하기 시작했다. 시계가 투표 마감 시간인 7시 30분을 가리키자 약속이나 한 듯 다같이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외친 뒤 방호복을 벗었다.

지난 5일 사전투표의 교훈 때문인지 이날 확진자·격리자 투표는 비교적 한산한 가운데 진행됐다. 장시간 대기하는 일도 없었다. 투표용지를 직접 투표함에 넣는 방식이라 항의 소동도 없었다.
9일 오전 5시 30분 20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 시작 30분 전 유권자들이 서울 강남구 휘문고등학교 대치2동 투표소 앞에서 줄을 서서 투표 시작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  최영권 기자
9일 오전 5시 30분 20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 시작 30분 전 유권자들이 서울 강남구 휘문고등학교 대치2동 투표소 앞에서 줄을 서서 투표 시작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
최영권 기자
사무원들과 참관인들은 장갑과 마스크를 쓰고 얼굴보호대(페이스 실드)로 중무장을 한 뒤 확진자들을 맞이했다. 강남구 삼성2동문화센터 제2투표소에서는 오후 6시까지도 일반 유권자 투표가 끝나지 않아 확진자들이 잠시 대기하기도 했지만 나흘 전에 비교하면 크게 지연되진 않았다. 이 곳 역시 오후 6시 30분부터 확진자 발길이 뚝 끊겨 투표소 안에서는 적막감마저 돌았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원래 투표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 사람은 이미 사전투표 기간에 했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남대문구에 마련된 남대문5가 회현2투표소에서 방역복을 입은 선거 사무원이 코로나19 확진자의 투표 진행을 안내하고 있다. 곽소영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남대문구에 마련된 남대문5가 회현2투표소에서 방역복을 입은 선거 사무원이 코로나19 확진자의 투표 진행을 안내하고 있다. 곽소영 기자
중구 소공동주민센터 투표소를 찾은 확진자 김모(57)씨는 “어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 오늘 아침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 “전염 우려도 있고 ‘내 몸이 아픈데 무슨 투표냐’라고 생각했다가 남편이랑 애들도 하고 오라고 해서 투표하러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투표 때는 관리가 잘 안 됐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오늘 투표를 해보니까 체계적으로 진행됐고 안심이 됐다”면서 “이렇게라도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남대문구 남대문5가 회현2투표소는 확진자 전용 대기실을 마련했지만 정작 투표를 하러 온 확진자는 많지 않았다. 오후 6시 51분쯤 오토바이를 타고 투표소에 도착한 한 남성은 “내일 격리해제 된다고 하더라. 거의 다 나았다”면서 선거 사무원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사무원이 투표를 마친 이 남성에게 “몸은 괜찮으냐”고 묻자 “약간 머리가 띵한데 병원에서 약 먹으니 괜찮다”라고 답했다. 이에 사무원이 “빨리 나으시라”고 쾌유를 빌기도 했다.
9일 오후 6시쯤 삼성2동주민센터 앞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유권자 4명이 20대 대통령 선거에 투표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최영권 기자
9일 오후 6시쯤 삼성2동주민센터 앞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유권자 4명이 20대 대통령 선거에 투표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최영권 기자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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