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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단된 손가락…손만 음압캐리어 밖으로 꺼내 수술”

“절단된 손가락…손만 음압캐리어 밖으로 꺼내 수술”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03-15 17:55
업데이트 2022-03-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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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충남 천안의 나은필병원에서 김종필 원장과 의료진이 코로나에 감염된 70대 여성의 손가락 봉합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
지난 3일 오후 충남 천안의 나은필병원에서 김종필 원장과 의료진이 코로나에 감염된 70대 여성의 손가락 봉합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
“확진자 수술 안돼”
손가락 절단된 채 지난 하루
확진자 품어준 민간병원


손가락이 절단된 70대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수술받을 병원을 헤매다 한 의사의 결단으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의사는 감염 위험으로 병원이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용기를 내 수술을 결심했다.

15일 충남도에 따르면 아산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A씨는 지난 2일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제면기에 왼손 약지가 끼는 사고를 당하면서 손가락이 거의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 즉시 A씨는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수술을 받지는 못했다. 봉합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이 없어서였다.

이후 아산지역 병원의 소개로 천안의 전문병원을 찾은 A씨는 수술 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면서 또다시 수술을 받지 못했다.

결국 A씨는 손가락을 봉합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야 했고,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A씨와 가족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고 한다.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나도록 연락이 없자 A씨 가족은 3일 오후 3시쯤 아산시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다급한 상황을 하소연했다.

전화를 받은 아산시보건소는 곧바로 충남도에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

충남도는 전국 20개 의료기관에 병상 배정과 수술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모두 “안 된다”, “어렵다” 등이었다.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충남도 성만제 보건정책과장은 오후 6시쯤 평소 알고 지내던 박보연 충남도의사회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3일 오후 충남 천안의 나은필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70대 여성의 손가락 봉합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수술실로 옮기고 있다. 충남도 제공
지난 3일 오후 충남 천안의 나은필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70대 여성의 손가락 봉합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수술실로 옮기고 있다. 충남도 제공
“부상당한 손만 음압캐리어 밖으로 꺼내 수술”
박 회장이 도내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천안 나은필병원 김종필 원장이 수술을 진행하겠다고 화답해왔다. 코로나 감염 위험을 무릅쓴 결단이었다.

이후 A씨는 음압캐리어로 병원으로 이송돼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특히 김 원장은 부상당한 손만 음압캐리어 밖으로 꺼내 수술을 집도하는 기지를 발휘해 감염 위험을 최소화했다.

A씨는 수술 후 천안의료원으로 전원돼 코로나 치료를 받은 뒤 다시 나은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장 “오직 환자만 보고 결정”
김 원장은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커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환자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했다”

이어 “의료진과 충남도, 아산시보건소, 충남도의사회가 한마음으로 대응해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는 “긴박한 상황에서 민관이 합심해 도민을 지켜내는 보기 드문 사례를 만들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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