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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위험 커져도 검사 기피 ‘샤이 오미크론’ 확산

감염 위험 커져도 검사 기피 ‘샤이 오미크론’ 확산

오세진, 손지민 기자
입력 2022-03-17 20:50
업데이트 2022-03-1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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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증상 있어도 회사 출근해
자영업자 생계 연관 검사 피해
유급휴가 대신 재택근무 강요
가족 양성에 사업주가 폭언도

사진은 시민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이날부터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추가 유전자증폭(PCR) 검사 없이 확진자로 분류되는 체제가 시행됐다. 2022.3.14. 연합뉴스
사진은 시민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이날부터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추가 유전자증폭(PCR) 검사 없이 확진자로 분류되는 체제가 시행됐다. 2022.3.14.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7일 60만명을 넘어 감염 위험이 커졌지만 검사를 기피하는 ‘샤이 오미크론’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회사가 감염병 유급휴가 사용을 제한하거나 자가격리 기간 중 근무를 강요해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이 제대로 휴식과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60대 남성 이정윤(가명)씨는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 10여명 중 절반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은 탓에 감염 의심 증상이 있어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업무 공백으로 비상이 걸린 회사에서 이씨까지 쉬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씨는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에 저까지 빠지면 일이 굴러가지 않는다”면서 “자가진단키트 검사에서는 계속 음성이 나와 회사에 출근하고 있지만 이미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집에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그때 병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거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자가격리가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보니 의심 증상이 나타나도 쉽사리 검사를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사진은 시민들이 지난 14일 광주 북구에 위치한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2022.3.14 연합뉴스
사진은 시민들이 지난 14일 광주 북구에 위치한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2022.3.14 연합뉴스
직장인들은 회사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부터 직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회사에 다니는 김상현(34·가명)씨는 얼마 전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회사가 유급휴가 대신 재택근무를 하라고 지시한 탓에 자가격리 기간에도 쉴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회사가 자가격리 기간에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대신 개인 연차를 소진하도록 했다”면서 “이제는 연차 사용마저 막고 근무를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중에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이유로 사업주로부터 폭언을 듣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유통 분야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박민희(가명)씨는 이달 초 근무를 하다가 자녀들이 자가진단키트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소식을 들었다. 박씨는 이 사실을 원청회사에 알렸다.

그러자 원청 사장은 박씨에게 화를 내며 “회사 말아먹으려고 하냐!”고 소리쳤고 “당장 자가진단키트를 사와서 내 앞에서 검사하라”고 말했다. 박씨는 원청 근처 약국에서 자가진단키트를 구입해 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음성이었다. 그러나 원청 사장은 폭언을 이어갔다.

박씨는 “‘부모가 돼서 자식 관리도 못하고 부끄럽지도 않냐’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사람들이 검사 대기를 하고 있는 모습. 2022.3.17. 연합뉴스
사진은 17일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사람들이 검사 대기를 하고 있는 모습. 2022.3.17. 연합뉴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회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 중인 직원에게 ‘몸 상태가 괜찮으면 회사로 출근하라’고 하거나, 자가격리가 해제된 직원에게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계속 검사를 받을 것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망자 수도 400명대로 폭증하면서 장례식장과 영안실, 화장장 등 일선 장례 현장에서는 장례를 치르기 어려울 정도로 대기열이 밀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오세진·손지민 기자
2022-03-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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