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년들, 아프리카 축구팀 ‘FC 알바트로스’ 운영
GDP 112위… 축구 어려운 환경이세현씨 등 10명 매달 후원금
작년 코치진 포함 24명 팀 신설
이씨 “생계 탓 축구 못 할 일 없길”
서아프리카 베냉의 훈련장에서 FC 알바트로스 팀 선수들이 훈련을 앞두고 모여 결의를 다지고 있다.
FC 알바트로스 제공
FC 알바트로스 제공
2년 전 동네 친구와 동생 등 지인 9명을 설득한 끝에 지난해 구단을 설립한 대학생 이세현(26)씨는 17일 매달 구단 운영비로 50만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10명이 각자 5만원씩 내는 식이다. 국내총생산(GDP) 112위로 경제 사정이 넉넉치 않은 베냉에서 50만원은 축구화와 유니폼 등을 사고 최소한의 훈련을 할 수 있는 운영 비용이다. FC 알바트로스에는 코치진을 포함해 24명의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현지 선수들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코치가 이씨에게 보내주는 훈련 사진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전달받고 있다.
FC 알바트로스 축구팀의 구단주 이세현씨가 후원금을 모집하기 위해 제작한 맨투맨 티셔츠를 확인하고 있다.
이세현씨 제공
이세현씨 제공
매달 용돈 20만원을 받는 평범한 대학생 이씨가 지구 반대편의 조그만 나라 선수들을 위해 후원하는 이유는 6년 전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에서의 해외봉사 경험 때문이다.
원래 축구를 좋아해 키라바시에 축구공을 챙겨 갔다는 이씨는 “현지 친구들과 축구를 했더니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항상 제가 오기를 기다리곤 했다”며 “가난 때문에 부모님의 일을 도와야 하거나 축구공 등 인프라가 없어 축구를 좋아해도 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런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했다. 이씨의 꿈은 현재 4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FC 알바트로스를 3부 리그에 진출시키고 이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만들어 세계 최강의 축구팀으로 키우는 것이다.
2022-03-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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